일본 사상 첫 진출 日 표정

입력 2002-06-15 14:52:00

"닛폰 차차차…반자이(일본 차차차…만세)". "일본 축구사의 새로운 장이 열렸다".

일본 축구대표팀이 14일 튀니지를 2대0으로 제압하고, 월드컵 본선 2회 도전에 16강 진출의 '역사적인 위업'을 달성하자 일본 열도는 흥분과 환호로 뒤섞인 열광의 도가니로 빠져들었다.

일본 국민들은 이날 16강 진출이 결정되자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며 환호, 또 환호했다.

일본 간토(關東)지방에서 이날 오전 발생한 진도 4의 지진보다 더 위력있고 위풍당당한 오사카발 '16강진'이 일본 열도 전체를 강타, 평소 조용하고 침착한 일본인들의 이성을 완전 무장해제시킨 셈이다.

특히 비기기만 해도 결승토너먼트 진출이 확정됨에도 적극적인 공격으로 완승을 이끌어냄으로써, 16강에서 브라질을 피하고 터키를 맞이하게 된 '대진운'도 일본의 기쁨에 즐거움을 더해줬다.

축구팬들은 월드컵 직전 평가전에서 잇따라 패해 불안감을 안겨줬던 일본대표팀이 '불패신화'를 창조하며 16강에 오르자 "이제 거칠 것이 없다. 갈 때까지 가보자"며 8강, 4강도 넘봐야 한다고 흥분일색이다.

경기가 열린 오사카 나가이 경기장은 물론 도쿄 요요기의 국립경기장, 16강전이 예정된 미야기현의 센다이체육관, 나카타 히데토시의 출신고교가 있는 야마나시현, 시부야의 카페 등 일본의 전국 각지에는 이날 대표팀의 유니폼 색깔인 파란색으로 넘실댔다.

경기종료 휘슬과 동시에 5만명이 운집한 도쿄 국립경기장에서는 불꽃이 초저녁의 하늘을 밝혔으며, 울트라닛폰 서포터들은 서로 부등켜 안고 기쁨을 나눴다. 신주쿠에는 경기종료 30분도 지나지 않아 무려 1만여명의 축구팬들이 쏟아져 나와 일장기 '히노마루'를 흔들며 '닛폰, 닛폰'을 외쳐댔다.

오사카 중심부에 있는 다리에서는 수 백명의 축구팬들이 흥분과 기쁨을 주체하지 못한 채 강물로 뛰어드는 '소란'을 피워 질서유지에 나선 경찰들을 곤혹스럽게 할 정도였다.

방송들은 경기종료 직후 시작된 저녁 뉴스시간에 '초(超) 속보'라며 일본팀의 16강 진출 소식을 계속해서 내보냈다.

일부 방송 캐스터들은 즉석에서 "반자이"를 외치며 즐거움을 감추지 못했다. 젊은이들이 많이 모이는 도쿄의 시부야와 신주쿠 등지에서 생중계를 하던 진행자들은 박수와 소리를 질러대는 축구팬들의 '방해'로 제대로 중계를 하지 못할 정도였다.

월드컵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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