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역의회 어떻게 됐나?

입력 2002-06-15 12:24:00

한나라당만의 잔치로 끝난 6.13 지방선거 결과 대구시 및 경북도 의회는 '일당 독주' 시대가 활짝 열리게 됐다. 대구는 27명 중 비례대표 1명을 제외한 26명이, 경북은 57명 중 51명이 한나라당 소속이다.

또 무소속으로 출마한 현역 의원들의 몰락과 초선 의원들의 대거 진출도 두드러진 현상중의 하나다. 지방의회 위상 제고와 효과적 집행부 견제를내세우며 출마한 전문직들은 대부분 입성에 실패했다.

▲무소속 참패와 한나라 독주

유권자들의 '묻지마'식 한나라당 선호 현상만을 두고 보면 후보자 검증이라는 선거의 의미 자체가 무색할 정도다. 24개 선거구 전체에서 한나라당이 전승을 거둔 대구를 비롯 경북 광역의원 선거구에서 '기호 1번'이 거둔 평균 득표율은 60%를 상회한다.

무소속 후보들은 힘 한번 제대로 써보지 못한 채 참패했다. 특히 대구의 경우 동구 1선거구와 북구, 달서구 등에서 한나라당 공천에서 탈락한 현직 의원 4명이 무소속으로 재입성에 도전했으나 전원 낙선의 고배를 마셨다.

단지 경북은 무소속4명이 당선되는 작은 '이변'을 기록했다. 따라서 지방의원 선거가 '정당공천'에 따른 중앙정치권의 '속편'이 되면서 후보자 검증 기회는 실종됐다는 지적이 따랐다.

공인회계사, 감정평가사, 한의사, 행정 공무원 출신 등 30.40대의 젊은 전문직들이 대거 출사표를 던졌으나 '한나라 바람' 앞에 20-30%대의 저조한 지지를 받는데 그쳤다. 이에 반해 재임 기간중 비리설이나 품행 문제를 일으켰던 현직 의원들은 '한나라당 정서'를등에 업고 의회에 다시 들어갔다.

▲초선 의원 대거 진출

4대 지방의회을 뽑는 이번 지선을 통해 대구시의회는 27명 중 50%를 넘는 15명이 , 경북은 57명중 40%가 초선이어서 대폭 물갈이가 된 셈이다.

선수로 보면 경북은 4선 의원 5명, 3선 의원이 9명이나 탄생했으나 대구는 3선의원 전원이 출마를 포기한 탓에 4선은 없이 3선의원 3명만 나왔다. 대구의 재선의원은 9명.

한편 올해 첫 도입된 정당명부제 투표에서는 '작은 이변'이 일어났다. 대구에서 미래연합이 정당지지율에서 8.26%를 차지, 7.64%를 얻은 민주당을 간발의 차로 누르고 비례대표 3석중 1석을 차지한 것. 경북에서는 비례대표 6석중 한나라당이 4석, 민주당과 미래연합이 각 1석을 차지했다.

▲화제의 당선자

최고 득표 당선자는 대구의 경우 남구2 선거구에 출마한 조진해(76.8%) 전 2대 의원이며, 경북은 경주 2선거구에 출마한 이달(78%) 현 의원이다.

최다 득표자는 대구는 달서 4선거구 정태성 현 의원(3만4천표)이, 경북은 포항4선거구의 이상천 현 의원(3만6천표) 이다. 최소 득표 당선자는 대구는 달성 2선거구의 박성태 현의원, 경북은 울릉 1선거구의 박경동(2천100표)씨다.

또 여성으로는 손명숙(49.대구 달서 1)씨가 무투표당선자를 빼곤 유일하게 지역구에 출마, 현직 시의원과 맞붙어 당선됐다. 비례대표의 경우 대구는 미래연합 공천을 받은 김형준(54)씨가, 경북은 민주당 소속 김정자(57.여), 미래연합 박두필(55)씨가 각각 당선의 영광을 안았다.

새마을 운동가 출신인 김씨는 이달 중순 창당한 미래연합으로부터 비례대표 제의를 받아 '입당 3주만'에 당선되는 행운을 누렸으며, 민주당 김정자씨는 지난 88년부터 김중권 전 대표와의 인연을 맺어왔다.

이동관기자 llddkk@imaeil.com

이재협기자 ljh2000@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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