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개표 이모저모

입력 2002-06-14 15:53:00

---대구

○…13일 오후 7시20분부터 개표를 시작한 달성군은 선관위의 업무미숙으로 부재자 개표를 하는데 무려 2시간 넘게소요돼 선거결과에 관심을 쏟은 군민들의 항의가 빗발.선관위는 부재자(2천314명) 개표 잠정집계가 됐음에도 투표자와 개표수가 일치될때까지 집계를 반복하고 일반유권자 개표를 1시간여 동안 하지않아 다른 구청보다 개표가 늦어진 것.이 때문에 개표가 진행된 군민체육관과 달성군청에는 개표초반에 "개표장에 무슨 사고가 발생했느냐", "왜 달성군만 유독 중간 개표결과가 발표되지 않느냐"는 군민들의 항의성 문의가 쇄도.

○…한나라당 후보들의 압승으로 단체장과 광역의원 개표가 싱겁게 진행된 반면 14일 새벽 2시부터 시작된 달성군 기초의원 개표는 후보자간 득표가 엎치락 뒤치락해 긴장감이 고조되는 등 열띤 분위기.가창면 군의원 개표결과 대한초경 노조원인 배도순(42) 후보가 지역 토박이 이정재(63) 현 군의회부의장과 이성구(61) 후보에 140여표 차이로 대역전승해 배 후보 운동원들이 박수와 환호.또 집안끼리 맞붙어 화제가 된 다사읍 2선거구 도기태 후보와 도원길 후보간의 대결에서 박빙 예상을 뒤엎고 아우인 도원길 후보가 700여표차로 승리.

○…이번 선거에서는 처음으로 광역의원 비례대표에 정당 투표제가 도입돼 군소 정당 참관인들이 개표소에서 득표 상황을 챙기는 새로운 풍경을 연출.대구 남구 개표소를 참관한 민주노동당 한 당원은 "정당 투표제는 군소 정당에게는 세력 확대의 발판"이라며 의미를 부여.그러나 민주노동당 참관인들은 개표 초반부터 한나라당이 우세를 보이자 더 이상 지켜볼 이유가 없다며 다소 허탈한 표정으로 일찌감치 개표장을 빠져나가기도.

○…대구 남구 개표소에서는 별다른 사고없이 개표 작업이 마무리됐지만 선거관리위원회의 사전 준비 부족으로 진행 미숙이 드러나 눈살.선관위측은 몇 차례 개표 결과를 방송했지만 방송 내용이 제대로 들리지 않아 보도진과 참관인들은 짜증스런 표정.또한 선관위 직원들은 누적 개표 집계 결과가 전산시스템에서 출력이 되지 않자 대구시선거관리위원회에 연락, 시스템 오류 발생여부를 확인하는 등 한때 소동.

○…현 구청장과 한나라당 공천 후보간의 접전으로 박빙의 승부가 예상됐던 중구청장 선거는 예상과 달리 개표 초반부터 한나라당 정재원 후보의 독주로 싱겁게 끝나.투표함이 개표소에 도착하기전부터 나와있던 정 후보측 개표 참관인들은 처음 개표한 동인 1·2·4가동부터 정재원 후보가 김주환 후보를 압도하자 담담하게 승리를 자축하면서 타지역 후보들의 개표상황에 오히려 주목.이에 반해 현 구청장의 프리미엄을 노려 선전을 기대했던 김주환 후보측 관계자들은 김 후보의 표밭으로 예상됐던 남산동에서조차밀리자 패배를 직감하며 한나라당의 바람에 고개를 떨구기도.

○…선거인수 5천663명 가운데 3천266명이 투표에 참여, 중구관내중 가장 높은 투표율(57.67%)을 보인 대신동 구의원 선거에서는 투표소 득표집계현황에서 김종관 후보와 김동철 후보간 득표차가 6표차로 근소해 재검표에 돌입.재검표 결과 선관위는 김종관 후보 1표, 김동철 후보 3표를 더 인정해 표차가 4표로 줄었지만 부재자 투표에서 26표차가 나는 바람에 최종 당선자는 김종관 후보로 결정·. 두 후보간 최종 득표차는 30표.

○…이번 선거에서 대구에서는 처음으로 옥중 당선자가 나와 이채. 지난 11일 선거구민들에게 금품과 향응을 제공한 혐의로구속된 달서구 신당동 구의원 후보 이병철(39)씨는 현역의원인 허모 후보를 2천여표 차이로 물리치고 당선. 이 후보는 수십차례에 걸쳐 선거구민들에게 100여만원 상당의 식사를 제공하고 동사무소에서 통·반장 명단을 몰래 빼낸 혐의로 구속됐다.이 후보가 압승을 거둔데 대해 주민들은 "상대 후보와 각축을 벌이다가 구속되면서 동정표가 쏟아진 때문 아니겠느냐"고 풀이.

○…평리초등학교 체육관에 마련된 대구 서구 구청장 개표장은 대구시 8개 구·군 중 개표가 가장 더디게 진행. 선관위측이각 후보 참관인을 단 1명으로 제한하면서 구청장에 출마한 세 후보 진영의 반발에 부딪힌 것. 결국 선관위가 참관인 수를 2명으로 늘리면서 사태는 진정 국면.

선관위 관계자는 "치열한 접전 탓에 각 후보 참관인마다 무효표에 수시로 이의를 제기, 개표가 더 늦어졌다"고 해명.

○…대구체육관에 마련된 대구 북구 제2개표소에서는 13일 저녁 개표를 둘러싸고 개표작업에 동원된 공무원들과 선관위 사이에 실랑이가 벌어지기도.선관위측이 개표시작후 개표작업에 대한 부연설명을 하자 개표종사원들이 이미 설명 들은 것을 또 설명하고 있다고 불평하면서 일부에서는고함이 터져나오기도.한 개표종사원은 "쉽게 할 수 있는 일인데 유치원 학생 다루듯 설명이 너무 많다"며 볼멘소리.

○…대구 동구 방촌동 기초의원에 입후보한 류상락 후보가 허진구 후보를 4표 차이로 누르고 당선된 것으로 잠정 집계돼 재검표를 실시한 결과, 표 차이가 더욱 벌어져 류상락 후보가 8표 앞선것으로 판명. 그러나 선관위 홈페이지에는 14일 오전 6시까지 허진구 후보가 류상락 후보보다 득표를 많이 한 것으로 되어 있어 혼란을 야기. 확인 결과, 선관위의 일손 부족으로 부재자 투표 결과가 반영되지 않은 자료가 홈페이지에 게재된 뒤 수정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발생한 착오였다는 것.

○…경북고 체육관에 설치된 수성구 제2개표소에서 오후 8시부터 시작된 광역의원선거 개표에서는 선전이 기대됐던 무소속 후보들이초반부터 추풍낙엽처럼 떨어져 한나라당 지역정서를 실감.제1선거구에 출마했던 무소속 김원구 후보의 개표참관인 최모(36)씨는 "인물과 전문성으로 여론을 주도했지만 한나라당의 벽을 넘기에는역부족이었다"며 안타까움을 토로.

○…수성구 지산2동 기초의원 개표에서 석철 후보가 일반투표함 개표결과 정영순 후보에게 30표 뒤져 패색이 짙었으나 마지막 부재자 개표에서 6표차로 역전, 희비가 엇갈렸다. 유일한 수성구 여성 기초의원 선출을 기대했던 정 후보 측은 재검표를 요청, 수차례 실시했으나 결국 표차를 좁히지 못했다.

시의원 개표가 예상보다 빠른 밤 11시 30분쯤 끝나자 개표사무원들은 비례대표 대구광역의원 개표를 도와주는 미덕(?)을 발휘. 선관위 한 관계자는 "정당이 6개나 돼 비례대표 개표에는 시간이 많이 걸렸다" 해명 .

---경북

○…영천 기초의원선거에서 무투표 당선지역인 동부동을 제외한 14개 선거구에서 공무원 출신들이 5명이나 대거 당선해 화제다.특히 이들은 본청과 읍·면·동에서 6급으로 근무하다 정년 또는 명예퇴직해 시청 사무관급 이상에 대해 감정이 별로 좋지않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고 행정에도 밝아 집행부는 벌써부터 긴장감.

○…13일 오전 11시쯤 영천 기초의원 중앙동 1투표소에서 유권자 이모(49·여)씨는 누군가 자신의 선거인명부에 손도장을 찍고 투표용지를 교부받아 투표를 해버린 탓에 투표를 못하게 됐다며 선관위에 항의. 선관위는 선거인 명부에 찍힌 지문과 이씨의 지문을 육안으로 확인, 동일인이 아닌 것으로 확인되자 이씨에게 투표를 허용하는 한편 경찰에 선거인 명부에 찍힌 지문확인 조회를 의뢰. 이는 선거인 명부에 이중으로 날인한 행정착오 때문인데 지문이 흐린 탓에 조회는 불가능했다고.

○…성주 금수면에서 군의원에 입후보한 여상건씨는 이번 선거에서 457표를 얻어 468표를 얻은 상대 후보에 11표차로 고배를 마셨는데 여씨는 2대 지방선거에서도 상대후보에 9표차로 떨어져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고.

○…영양 입암투표구 비례대표 투표함에서 개표 도중 450여장의 광역의회 투표용지가 뒤섞여 나와 개표종사원들이 일일이 선관위에유권해석을 받아 검표. 이같은 결과에 대해 선관위측은 "처음 도입된 비례대표제 투표와 혼란스런 용지 색깔 등으로 잘못 투입된 것 같다"며 "부정이나 불법사실은 아니다"고 밝혔다.

○…칠곡군수 선거는 무려 7명의 후보가 출마해 군민들의 관심이 역대 어느 선거보다 고조됐다. 특히 선거 막바지까지 후보들이 팽팽한 각축을 벌인 탓인지 왜관읍 순심고 강당에서 시작된 개표소에는 각 후보 진영 관계자와 일반주민 등 100여명이 개표장 밖에 모여 개표상황에 큰 관심. 그러나 개표 시작 후 한나라당 배상도 후보의 일방적 독주가 계속되자 주민들은 재미가 반감된 듯 대부분 일찍 귀가.

○…전국 처음으로 남매가 구청장 후보로 나선 부산 해운대구청장 선거는 동생인 허옥경(44·여) 한나라당 후보가 구청장에 당선되는영광을 안았다. 오빠인 허훈(47·무) 후보는 아깝게 3위에 그쳤다. 허후보는 개표가 끝나고 당선이 확정된 뒤 "선거가 끝난만큼 다시 다정한오누이 사이로 돌아갈 것"이라며 "오빠의 조언도 귀담아 들어 구정을 이끌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안동 기초의원 임하면 선거구에 출마해 무투표로 당선된 김성구 후보는 선거기간 내내 안동시장과 시의원 선거 후보들을 찾아 "고생이 많다"며 격려 활동을 해 여타 후보들의 부러움을 독차지. 12일 밤 20여일 간의 선거운동으로 파김치가 된 모 안동시장 후보 선거운동원들이 사무실을 방문한 김 후보에게 "논뚝 꿩알을 거저 주웠다"고 하자 "지난 4년간 열심히 한 것을 무투표 당선이 말해줬다"며 조크.

○…울진군선관위는 당초 도지사·군수 선거 개표에 자동개표기를 활용하려 했으나 군수 선거의 경우 박빙의 승부가 예상돼 개표에 문제가 생길 경우 다시 수작업을 해야 하는 번거로움 등을 감안해 아예 처음부터 수작업으로 개표.

○…울진에서 단일단체로 유권자가 가장 많이 있는 서면 2투표소의 한농복구회는 매번 선거때마다 특정 후보에게 몰표를 던져줬으나 이번 군수 선거에선 각 후보들에게 고른 표를 던져줘 눈길. 지난 총선에서 낙선한 민주당 김중권 후보에게 95%라는 경이적인(?) 표를 던졌던 한농이 이번엔 한나라당 김용수 후보에게 382표, 무소속 김정규 후보에게 237표를 주는 등 엇비슷하게 표를 나눠졌다.

○…경주체육관 개표장의 경우 13일 오후 7시부터 14일 오전 6시 현재까지 장장 11시간 동안 개표가 진행되자 개표종사원들은 모두 지친 표정. 개표장은 완장이 없는 참관인이 개표장을 무질서하게 드나드는 바람에 가끔 개표가 중단되는 소동이 벌어졌는데 개표 결과를집계하느라 밤을 세운 경주시청 총무과 직원들은 "해도 너무한다"며 기진맥진. 당초 새벽 2시쯤 끝날 것으로 예상했던 것이 너무 늦어진 탓.

○…박빙으로 앞설 것이란 기대에 부풀어 있던 무소속 이원식 후보 캠프는 현장에 나가 있는 참관인으로부터 부재자 개표에서 340표가 뒤지고 있다는 연락을 받고 당황하는 모습이 역력. 제일 먼저 연 감포투표구에서도 표차가 벌어지고, 양남·외동 등지서도 비슷한 비율로 표차가 커지자 이 후보 지지자들은 허탈한 표정. 반면 백상승 후보 캠프는 자정쯤 한나라당 당사에서 샴페인을 터뜨리며 자축.

○…고령군 제2선거구 경북도의원 개표시 낙선자인 나규택 후보측이 나종택 후보에게 93표 뒤지자 재검표를 신청, 2시간 동안 재검을 하느라 소동. 개표시 참관인들이 집계한 기록과 최종 집계가 차이가 난다는 이유로 이의를 제기한 탓. 최종 결과에서 단 한표도 차이가 없이 집계되자 깨끗이 승복하고 마무리.

○…포항 우창동 선거구 개표장에선 계산 착오로 당락이 뒤바뀌었다 곧바로 바로 잡히는 바람에 희비가 교차. 첫 집계에서는 치열한 접전을 벌였던 최술식 후보가 당선된 것으로 집계됐으나 계산이 잘못된 것으로 드러났고, 이를 수정 집계하자 권오운 후보의 당선으로 뒤바뀌어 버린 것.때문에 최 후보측은 환호하는 소리가 채 멈추기도 전에 허탈함 속에 빠지는 모습.

○…안동시의원 와룡면 선거구에서는 이경섭 후보가 현의원인 임상근 후보에 15표 차이로 진땀승. 임 후보는 선뜻 결과에 승복하지 못하고 선관위에 재검을 요구, 새벽 6시까지 재검이 실시됐으나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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