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내 기초단체장 23명 중에 21명이 한나라당 후보로 채워졌다. 선거 일주일전 매일신문이 각 후보에게 물어본 판세 분석에서 한나라당 후보가 '우세'를 예상한 곳은 18개 시.군(한나라당 박영언 후보가 단독 출마한 군위 포함)이었다.그러나 정작 뚜껑을 열어본 결과 한나라당은 싹쓸이에 가까운 승리를 거뒀다.
한나라당 후보의 우세 예상이 빚나간 곳은 문경 한 곳뿐. 한나라당 신현국 후보가 '우세', 무소속 박인원 후보가 '백중우세'를 예상했지만 결과는 박 후보의 승리로 끝났다. 박 후보는 막판까지 접전 끝에 신 후보를 1천320여표 차이로 누르고 시장으로 당선됐다.문경은 선거 초반부터 접전이 예상됐던 곳.
대구지방환경청장 경력을 앞세워 행정전문가임을 부각시킨 신 후보는 한나라당 바람이라는 순풍까지 등에 업었지만 "꺼져가는 지역경제를 살리겠다"며 경제전문가 필요성을 역설한 박 후보에 석패했다.
또 한 명의 무소속 기초단체장이 선출된 곳은 김천. 한나라당 후보 경선이 투표용지 시비로 무산된 뒤 무소속으로 출마한 박팔용후보는 1.2대 민선시장 재직시 일궈놓은 김천의 발전상을 내세우며 일찌감치 우위를 선점했다. 야당 바람이 몰아치며 접전이 예상됐지만 선거결과는 박 후보가 53.9%를 득표해 다소 싱겁게 끝나버렸다.
그러나 무소속의 선전은 문경과 김천에 그쳤다. 경주의 이원식 후보, 안동의 정동호 후보, 영주의 김진영 후보가 전직시장으로서의 경력과 연륜을 앞세우며 나름대로 우세를 점쳤으나 결과는 예상보다 큰 표차 패배였다.
특히 접전이 예상됐던 영주의 경우 한나라당 권영창 후보는 2만6천300표를 얻어 김 후보를 6천여표 이상 차이로 여유있게 따돌렸다. 선거 접전지역을 분석한 경북도 공무원들은 전직 시장 출신의 무소속 후보 당선 예상지역으로 김천과 영주를 자신있게 꼽았으나 결국 한 곳만 맞춘 셈이 됐다.
안동 역시 정 후보의 득표력은 예상에 크게 못미쳤다. 3선에 도전한 정 후보는 민선 1.2기를 거치며 닦아온 탄탄한 기반을 바탕으로 한나라당 김휘동 후보와 접전을 벌일 것으로 내다봤으나 결과는 30%대 득표에 그쳤다.
반면 김 후보는 안동군수.경북도의회 사무처장 등 풍부한 공직경험을 통해 쌓아온 인맥과 당 공천의 양 날개를 달고 득표율 49.8%로 여유있게 승리를 거머줬다. 두 후보의 표차는 1만7천400여표. 아울러 안동지역의 불문율이 된 '3선 불허' 정서도 정 후보 낙선의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안동시민들은 역대 어느 선거에서도 3선 당선자를 만들어 준 적이 없다.
3선 고지를 꿈꾸던 이원식 후보도 한나라당 바람에 꺾이고 말았다. 투표 한달전 여론조사에서 뒤지는 것으로 나타나자 일찌감치 사조직을 풀가동하며 기반을 다졌지만 한나라당의 전면적인 파상공세에는 맥을 못췄다. 한나라당 백 후보는 이 후보와 지난 95년, 98년 두차례 싸워 2연패를 기록했으나 결국 세번째 도전에서 소원을 풀었다.
가장 박빙의 승부가 벌어진 곳은 울진. 한나라당 김용수 후보는 1만7천852표, 무소속 김정규 후보는 1만7천578표로 표차이는 274표에 불과했다. 개표 후반까지 김정규 후보가 2천표 이상 앞서 당선이 확실시 되는 듯 했지만 막판에 김용수 후보의 텃밭인 후포.죽변 등지의 개표가 잇따르며 극적인 역전승을 연출했다.
특히 울진의 경우 무효표가 945표나 돼 두 후보간 표차이보다 3배 이상 많았다. 포항의 경우 무효표가 2천800여표에 이르는 등 평균 1천표 이상 무효표가 쏟아졌지만 당락 표차이보다는 크게 적었다.
23개 시.군 중 가장 많은 7명의 후보가 출마했던 칠곡에선 한나라당 배상도 후보가 미래연합 이상수 후보를 3천290여표 차이로 누르고 당선의기쁨을 안았다. 군위군에 단독출마한 한나라당 박영언 후보는 전체 투표자 중 93.8%의 지지를 얻었다.
김수용기자 ks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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