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투표 이모저모-경북

입력 2002-06-13 14:32:00

---투표종사원 과로로 입원

◇…13일 오전 7시쯤 구미시 선산읍 선산문화회관에 마련된 제5투표소에서 투표종사원으로 근무하던 선산읍사무소 직원 권모(44·행정6급)씨가 갑자기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곳 투표소 간사인 권씨는 전날밤 늦게까지 투표소설치 작업을 마친후 귀가, 이날 다시 새벽부터 나와 투표업무를 챙기는 등 과로한 것으로 알려져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호적 되찾아

◇…떠돌이 생활을 하다 사망처리된지 25년만인 지난 1월 호적을 되찾아 새로운 제2의 삶을 시작한 문경시 모전동 558의 18 김연이(71·여)씨는 오전11시 호적을 되찾아 준 문경경찰서 황순화(31·여·여직원모임 회장) 경장의 안내로 문경여중에 마련된 모전동 제3투표소를 찾아 25년만에 처음으로 귀중한 투표권을 행사했다

---"정식인정 받은것 같아"

◇…지난해 5월 북한을 탈출, 대한민국의 품에 안긴 문경시 모전동 장순이(38·여)씨는 13일 오전10시 모전회관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대한민국 문경시민으로 첫 주권을 행사했다.

장씨는 "투표를 하고 보니 대한민국 국민으로, 문경시민으로서의 자격을 정식으로 인정받은 것 같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상복차림 투표장 찾아

◇…13일 오전6시10분 예천읍 제2투표소(예천읍 남본리 구 농협)에서는 지난 11일 부친상을 당한 안영일(47·예천읍 동본리)씨 등 상주 3명이 상복차림으로 투표를 해 눈길을 끌었다.

또 예천군에서 가장 고령자인 예천군 풍양면 청운리 윤근남(104)할머니가 거동이 불편해 거소 투표를 했다.

---일나가기전 몰려 북새통

◇…의성군 비안면 주민 300여명은 일찍 투표를 마치고 양파·마늘 수확 등 일터로 나가기 위해 오전 5시부터 투표장인 비안면사무소에 몰려와 면사무소 일대가 한때 북새통을 이뤘다·.

특히 6·25 전쟁에 참여했다가 부상을 당한 상이용사 길삼중(78·비안면 산제2리)씨는 소달구지를 타고 투표장으로 나섰다. 또 구천면 미천2리 김덕하(47) 이장은 60세 이상 노인 60여명을 마을 청년들과 함께 화물차로 수송하기도.

---조영건후보 오전에 투표

◇…경북도지사 선거에 출마한 조영건 후보는 이날 오전 10시 왜관읍 제5투표소인 칠곡 여성인력개발센터에서 투표를 한후 투표소 종사자들을 격려했다. 한나라당 칠곡지구당 이인기 국회의원은 왜관읍 제8투표소인 중앙초등학교에서 투표를했다.

---노사정위원장도 칠곡서

◇…칠곡군내 두번째 고령자인 김태규(100세·지천면 신리)옹은 이날 오전10시쯤 지천면 제1투표소인 신동초등학교에 가족 및 이웃들과 함께 나와 선관위원들의 안내에 따라 소중한 한표를 행사했다. 왜관읍 제1투표소인 왜관초등학교는 이날 오전 5시쯤부터 많은 주민들이 나와 새벽 공기를 마시며 운동을 하다가 오전 6시 투표가 시작되자 10m 이상 줄지어 투표가 시작됐었다.

또 거주지가 왜관읍으로 돼있는 장영철 노사정위원장은 새마을호 열차편으로 왜관에 와 오전 10시30분쯤 왜관읍 제4투표소인 산림조합 사무실에서 부인과 함께 투표했다.

---기초단체장 투표는 포기

◇…고령군 쌍림면 제2투표구인 백산초등학교에서 이기시(38)씨는 기초의원과 광역의원 및 비례대표 기표를 한후 광역과 기초단체장 투표는 "관심이 없다"며 포기하고 퇴장.

---비구니 학승 일제히 한표

◇…청도 운문사(운문면 신원리) 승가대학의 비구니 학승 260명이 사찰 버스 2대를 이용해 운문면 신원리 방지초교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모두 투표권을 행사했다. 승려들은 하루 전에 회의를 갖고 투표에 참여하기로 결의했었다고 사찰 관계자는 전했다.

---109세할머니 소중한 한표

◇…상주시의 최고령자인 성동동 조삼동 할아버지(104)와 낙동면 물량2리 최옥례할머니(109)가 가족들의 부축을 받아 각각 귀중한 주권행사를 했다.

---"지역·나라발전 밑거름"

◇…1급 신체장애인 이영태(53·군위군 효령면)씨는 불편한 몸을 목발에 의지한 채 군위군 효령면 효령초등학교에 마련된 효령면 제1투표소에 오전 5시40분쯤 나와 기다리다 투표에 참여했다.

이씨는 "국민의 한표 한표가 나라의 안정·지역 발전의 기틀·풍요로운 농촌을 이룩하는 밑거름이 되길 소망하면서 투표에 참여했다"고 했다.

---조계종 법전스님 투표

◇…지난 3월 대한 불교 조계종 종정으로 투표없이 만장일치로 추대된 법전스님도 이날 경남 합천군 가야면 치인리 해인사 인근에 마련된 제3 투표소인 해인초교에 세민 주지스님과 함께 소중한 한표를 행사했다.

---복잡한 절차 노인들 당황

◇…유권자들에게 투표용지 3장과 2장을 2회에 걸쳐 나눠주고 투표용지를 같은 색깔의 투표함에 넣도록 하고 있으나 각 투표소에서는 복잡한 투표 절차때문에 일부 노인들이 혼란을 빚어 투표종사자들이 일일이 설명하느라 진땀.

그러나 투표용지를 색깔이 다른 투표함으로 넣는 주민들이 많아 그 어느때 선거보다 무효표가 많을 것으로 선거 관계자는 전망했다.

---속설따라 여성먼저 투표

◇…영천 중앙동의 2투표소인 시립도서관에는 기초의원선거에 출마한 모후보의 친·인척이라고 밝힌 20대 여성 2명이 선거 속설에 따라 13일 오전 가장 먼저 나와 투표한 것으로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다. 시립도서관 당직근무자는 "범띠와 말띠 여자가 제일 먼저 투표하면 당선된다는 속설에 따라 모 후보측은 남자운동원을 투표일 전날부터 밤새도록 투표장입구에서 지키도록 한뒤 13일 오전6시 투표가 시작되자 여성 두명이 가장 먼저 투표토록 했다"고 밝혔다.

---업혀서 투표장 찾아

◇…청도군 화양읍 송금리의 정동출(65)씨는 당뇨병 등의 합병증으로 치료를 받아오던중 12일 갑자기 건강이 악화돼 양눈이 실명, 거동조차 어려운 상태지만 오전6시40분쯤 가족들에게 업혀나와 화양읍 제4투표구 남성현초등학교에서 투표를 한후 병원으로 직행했다.

◇…봉화군수 선거에 출마한 무소속 박현국 후보의 부인 정정옥(43)씨는 선거운동 기간 중 뺑소니 사고를 당해 목 근육파열로 병원에 입원했다가 남편을 위해 목 보호대를 한 채로 이날 오전 동양초교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한 표를 행사.

한편 봉화군 봉성면의 박영달(39)씨는 부인상으로 이날이 장례일이지만 가족과 함께 새벽 봉성초교에서 주권을 행사하고 장례식을 치르기도.

봉화·김진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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