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페미니즘의 대두와 확산이야말로 지난 십여년 동안의 우리 사회의 괄목할 만한 변화라고 할 수 있다. 가부장제 사회 속에서 비교적 제한적으로만 이해되어 왔던 여성이라는 존재가 다각도로 분석되고 재평가되어 남성과다름없는 한 사람의 개별적 존재로 인식된 것은 페미니즘의 직접적 성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페미니즘의 부상이여성에 대한 새로운 인식만을 요청한 것은 아니다. 여성에 대한 인식은 부득불 그와 짝이 되는 남성에 대한 이해를 요청한다.남성이라는 거울이 없이는 여성성에 대한 탐구가 온전하게 이루어질 수 없기 때문이다.
그동안 안과 밖, 하늘과 땅, 집과 사회와 같은 일련의 연관 관계 속에서만 이해되어 왔던 여성의 존재가 문제시되기 시작한 이상, 남성이라는 존재 또한 이와 같은 관계의 동요에서자유로울 수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우리 사회에서 남성은 자명한 것으로, 그리고 남성다움은 요지부동한 가치를 지닌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가장권은 여전히 남성에게만 부여되고 있으며, 근거 없는 호주제도 또한 완고한 힘을 발휘하고 있다. 또한 일선 학교에서의교육 또한 남성과 여성들에게 많은 차이를 보인다.
여성에게는 순종이 덕으로 교육되는 반면에, 어느 정도 물리적인 힘과 폭력이 남성다움의 중요한 징표로 너그럽게 이해되고 있기도 하다.
남녀의 성역할에 대한 우리 사회의 고정관념과 태도에 균열이 가기 시작한 것은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며, 이런 현실은 다 큰 성인들이라면 몰라도 이제 성장하는 아이들에게 있어서는 자신들의 성장을 특징짓고 삶을 가늠할 중요한 변수임에 틀림없다.
그럼에도불구하고 젊은 학생들 가운데에는 지난 세월의 남성다움이라는 것에 대해 정도 이상의 환상을 갖고 있는 이들이 적잖다.
남성다움은 고정된 것으로서가 아니라 발견되어야 할 어떤 것이다.여성학과 더불어 남성학이 새롭게 정립되어야 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남성다움이란 고정된 어떤 것이 아니라 이제부터 새롭게 발견해야 할 어떤 것이기 때문이다.김경수(계명대 교수.문예창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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