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투표를 하자'

입력 2002-06-12 15:30:00

내일로 다가온 6.13 지방선거에 비상이 걸렸다. 중앙선관위 조사에 따르면 "꼭 투표하겠다"는 유권자가 42.7%에 불과할 만큼선거분위기가 냉담하다. 이는 첫 지방선거인 95년 68.4%, 98년 2기의 52.7%의 투표율에 크게 못미치는 수치다.

더구나 꼭 찍겠다는 유권자중에 상당수가 기권한 전례에 미뤄볼때 이번 선거 투표율이 자칫 30%대로 주저앉을 지도 모른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이처럼 지방선거에 유권자들이 무관심한 것은 무엇보다 월드컵 축구열기가 뜨거운데다 기성정치에 대한 염증도 작용하고 있다. 그 사람이 그 사람인데 누굴 찍겠느냐며 선거 포기를 당연한 일인양 말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아무리 그렇더라도 투표기권은 안된다. 당당히 투표에 참여하자. 우리나라 군의 1년 평균 예산이 920억원이고 광역시의 평균 예산은 2조원이나 된다.

그럼에도 이처럼 엄청난 예산을 집행하는 지자체장을 뽑는 선거에 기권하는 것은 스스로 민주시민 되기를 포기하는 처사다. 그런만큼 자격 미달의 단체장이나지방의회 의원의 선출을 막기위해서라도 모두가 투표에 참여하는 게 마땅하다.

또 투표율이 낮을때는 무엇보다도 지방자치단체장과 의회 의원의 대표성에 심각한 문제가 야기된다는 것도 우리가 투표에 꼭참여해야 하는 이유중 하나다.

겨우 20~30%에도 못미치는 지지를 받은 단체장이나 의회 의원이 지역을 대표해서 자치행정의 리더를 자임하고 나서는데는 근본적인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으며 종국적으로는 풀뿌리민주주의가 뿌리부터 흔들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때문에 우리는 그 얼굴이 그 얼굴인 후보에 식상하고, 정치권의 부패에 신물이 나더라도 최선은 그만두고 최악(最惡)이 아닌 차악(次惡)이나마 건지겠다는 마음으로 투표에 동참해야 할 것이다.

다시한번 꼼꼼히 따져서 능력있고 청렴한 인물에게 우리 고장의 살림을 맡기자. 장밋빛 공약만 남발하는 정치인, 철새 정치인, 금품을 지나치게 살포하는 후보들을 걸러내고 풀뿌리민주주의를 되살리기 위해서라도 투표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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