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강 탈락팀 마지막 몽니

입력 2002-06-12 14:05:00

'2002한일월드컵축구대회 조별리그 16강 진출은 우리손에 달려 있다'. 조별리그 2경기에서 모두 패하면서 사실상 16강 진출이 좌절된 국가들의 반란이 시작됐다.

현재까지 탈락이 확정된 나라는 A조의 프랑스와 우루과이, B조의 슬로베니아, C조의 중국, D조의 폴란드, E조의 사우디아라비아와 카메룬, F조의 나이지리아. 이중 11일 조별리그가 끝난 A조와 E조를 제외한 슬로베니아, 중국, 폴란드, 나이지리아가 16강 진출의 '캐스팅보트'를 쥐고 심술을 부릴 채비를 마쳤다.

오늘 경기가 있는 B조는 남아프리카공화국(1승1무)이 슬로베니아의 행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남아공은 16강행이 확정된 스페인과의 경기에서 비기기만 해도 결승토너먼트 티켓을 손에 넣는 유리한 입장. 하지만 만약 이 경기에서 패하고 슬로베니아가 파라과이(1무1패)와의 경기에서 대패하면 졸지에 파라과이에 밀려나게 돼 안심할 수만은 없는 상태다.

브라질이 티켓 한장을 먼저 거머쥔 C조에서는 1승1무를 기록한 코스타리카가 중국의 눈치를 보고 있다. 코스타리카가 우려하는 것은 남아 있는 경기가 강팀 브라질인 데다 1무1패인 터키는 중국과 맞붙는다는 사실이다.

브라질에 지고 터키가 중국을 대파하면 16강을 놓치게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월드컵 첫 출전국인 중국이 마지막 경기에서 첫 승을 올리려고 사력을 다할 태세여서 중국이 갈길바쁜 터키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도 충분하다.

D조의 경우에도 한국, 포르투갈과의 경기에서 2연패해 탈락한 폴란드의 행보에 각국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만약 마지막 경기에서 폴란드가 1승1무인 미국을 꺾고 포르투갈(1승1패)이 한국(1승1무)과 비기거나 1골차 이내에서 이기게 되면, 사실상 가장 여유있는 입장이었던 미국은 졸지에 짐을 꾸려야 하기 때문이다.

예지 엥겔 폴란드 감독은 "월드컵을 앞두고 한국과 미국은 이길 줄 알았는데 우리가 안이하게 대처했다"고 말한 뒤 "미국전만큼은 명예롭게 마무리하고 싶다"고 전의를 불태우고 있어 미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막판까지 혼전인 '죽음의 조' F조에서는 나이지리아가 '딴죽걸기'에 나서 잉글랜드의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재 1승1무인 잉글랜드는 가장 유리한 상황에 있다는 평가지만 만약 나이지리아에 패한 상태에서 아르헨티나가 스웨덴을 꺾는다면 스웨덴과 골득실 차 계산 끝에 탈락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월드컵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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