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중석-파리시청 광장 침통·허탈·분노 가득

입력 2002-06-12 14:37:00

◈스타들 이름값 못해

○…프랑스의 16강 진출이 좌절되자 세계 주요 언론들은 프랑스를 월드컵 72년 역사상 최악의 성적을 남긴 전 대회 우승팀이라고 평가.

'프랑스가 굴욕적인 패배를 당했다'로 긴급타전한 AFP는 프랑스 부진의 첫째 요인으로 대표팀의 간판 지네딘 지단의 부상을 꼽았다.

그러나 AFP는 지단이 빠지더라도 초호화군단으로 불렸던 프랑스 대표팀이 단 1골도 기록하지 못하고 참패의 수모를 당한 것은 티에르 앙리와 다비드 트레제게 등 스타들이 전혀 이름값을 하지 못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영국의 공영방송 BBC는 '골리앗이 다윗에게 무너졌다'며 안타까움을 대변하는 등 주요 언론들 모두 프랑스의 탈락을 이날 주요 뉴스로 다뤘다.

세계 주요 언론들은 프랑스의 충격적인 패배를 놓고 각기 다른 표현법을 사용했지만 월드컵 역사상 최악의 성적을 남긴 디펜딩 챔피언이라는 데는 의견을 같이했다◈르메르 한국16강 가능

○…로제 르메르 프랑스 대표팀 감독은 이날 덴마크와의 경기에서 패한 직후 가진 인터뷰에서 한국의 실력이 많이 발전했으며 16강 진출도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르메르 감독은 이어 "일본도 마찬가지로 16강에 진출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르메르 감독은 지난달 26일 한국과의 평가전 직후에도 한국팀의 실력이 세계적인 수준에 올라섰다고 높이 평가했었다.

◈시민들 "민을 수 없다"

○…지난 98년 프랑스의 월드컵 승리 때 축제의 장이었던 파리 시청 광장은 11일 프랑스팀이 무기력하게 무너지던 시간에 침통과 허탈, 분노의 장소로 바뀌었다.

파리 시민 5천여명은 이날 이른 아침부터 시청 광장에 모여 대형스크린을 통해 경기를 지켜봤고 경기시작 때 지네딘 지단이 선발로 출장하자 열화같은 성원을 보냈으며 부상에도 불구하고 출전한 그가 팀의 구세주 역할을 해주길 기대했다.

그러나 16강전 진출을 위해 덴마크를 2골차 이상으로 이겨주길 바라던 축구팬들은 오히려 덴마크가 2골을 따내고 정작 프랑스팀이 1, 2차전에 이어 한골도 넣지 못하자 믿을 수 없다는 반응.

광장에 모였던 축구팬들은 전반에 덴마크가 1골을 먼저 넣자 불안을 감추지 못하고 양손으로 머리카락을 거머쥐며 경악하기도 했다.

축구팬들은 또 덴마크의 후반 추가 득점으로 프랑스의 패색이 짙어지자 하나 둘 자리에서 일어나 일터와 가정으로 돌아갔다.

◈3경기 연속무득점 비난

○…프랑스 언론은 프랑스팀의 3경기 연속 무득점은 세계 강호라는 칭호에 어울리지 않게 저급한 수준이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강도높게 비난했다.

경기를 생중계한 TF1방송은 논평에서 "지단의 복귀에도 불구하고 프랑스팀은 단 한골도 넣지 못했다"며 "프랑스가 66년 이후 처음으로 전 대회 선수권자로서 16강에 진출하지 못하고 작은 문으로 월드컵을 떠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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