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한미전 참관않아

입력 2002-06-08 00:00:00

김대중 대통령이 대구에서 열리는 월드컵 한·미전을 참관하지 않기로 했다.박선숙 청와대 대변인은 7일 "김 대통령은 오는 10일 대구에서 열리는 한·미전을 참관하지 않을 것이다"고 밝혔다.

김 대통령의 이같은 결정은 한·미전을 앞두고 일부 국민들 사이에서 반미감정이 고개를 들고 있는데다 경기 당일 반미 시위, 경기장내에서 한·미 양국 응원단간의 충돌 등 우발적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판단 때문.

김 대통령은 지난 4일 우리 대표팀이 폴란드전에서 승리했을 때만 해도 한·미전도 직접 관전할 계획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폴란드전의 승리로 불이 붙은 월드컵의 열기를 더욱 고조시킬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일부 시민들 사이에서 올초 솔트레이크 동계올림픽에서 김동성 선수의 쇼트트랙 금메달을 강탈당했던 수모를 되갚아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고 당시 할리우드 액션의 장본인이었던 오노가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또 다시 한국을 비하했다는 미확인 루머가 나도는 등 분위기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김 대통령이 한·미전을 참관할 경우 한·미전을 둘러싼 '경기외적' 열기를 부채질하는 부작용을 낳을 수도 있으며 주최국 대통령으로서 자국 경기에만 관심을 갖는 협량한 모습을 보일 수도 있다는 것이 청와대의 생각이다.

한편 김 대통령은 8일 오전 청와대에서 신인철 붉은 악마 회장, 김흥국 아리랑 응원단장 등 월드컵 응원단 180여명을 청와대로 초청했다. 그는"폴란드전에서 열정적이면서도 질서있는 응원으로 한국팀의 승리를 이뤄내고 한국의 이미지를 크게 높였다. 앞으로 남은 경기에서도 더욱 질서있고 멋있는 응원을 펼쳐달라"고 당부했다.

정경훈기자 jgh0316@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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