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전 새 변수-찜통더위…韓 '이쯤이야' 美 '걱정되네'

입력 2002-06-07 14:00:00

무더위가 2002 한일월드컵축구대회의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조별리그 1차전을 끝내고 2차전에 접어든 가운데 한국과 일본의 기온이 급상승하고 있어 각 팀 선수들은 무더위 극복이라는 또다른 짐을 안게 됐다.6일 A조 조별리그 덴마크-세네갈전이 열린 대구의 낮 최고기온이 34.5℃까지 올라 올들어 전국 최고를 기록했다.

전날 33.1℃에 이어 이날 수은주가 34℃를 넘어서자 관중석과 지붕으로 둘러싸인 그라운드는 말그대로 '찜통'이었고 바람도 거의 불지않아 선수들의 체감온도는 거의 살인적인 수준이었다. 무더위 탓인지 이날 덴마크와 세네갈 선수들은 2차례나 뒤엉켜몸싸움을 벌이는 등 거친 경기로 일관했다.

특히 무더위에 익숙하지 않는 덴마크는 경기 막판 상대가 퇴장으로 10명만 뛰는 유리한 상황에서도 공격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여름에 전국 최고기온을 곧잘 기록하고 있는 대구에서는 이날 첫 경기를 시작으로 남아공-슬로베니아(8일), 한국-미국(10)전이 모두오후 3시30분에 잡혀있고 날씨도 10일까지 33~34℃까지 오르는 '가마솥'더위가 계속될 것으로 대구기상청은 예보하고 있다.

일본도 사정은 마찬가지다.7일 오후 3시30분 스웨덴과 나이지리아의 경기가 열리는 고베도 최고기온이 29℃, 습도가 58%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며일본내에서 덥기로 유명한 오사카에서는 6월12일 나이지리아-잉글랜드전, 14일에는 튀니지-일본전 등 오후 3시30분에 열리는 경기가 두번이나 잡혀있다.

무더위가 경기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입증할 수 없지만 특히 무더위에 익숙하지 않은 유럽지역 출전국들은 경기 스케줄에 상당한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덴마크의 모르텐 올센 감독은 6일 세네갈전에 이어 10일 프랑스전(인천)도 오후 3시30분 첫 경기로 배정받자 '무더위는 우리의 적'이라며 개막 직전까지 국제축구연맹(FIFA)측에 항의하는 등 민감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한편 거스 히딩크 감독은 10일 무더위로 소문난 대구에서 미국과의 조별리그를 치르는 것과 관련, 게의치 않는다는 입장을 보였다.히딩크 감독은 6일 경주 화랑교육원에서 오후 훈련을 마친 뒤 무더위가 경기에 지장을 주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무더운 날씨 속에서는 터프하고 힘겨운 경기를 치러야 하는 게 사실"이라면서도 "다른 팀과 달리 우리는 체력적으로 전혀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또한 미국의 브루스 어리나 감독은 6일 매리어트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10일 한국전에서 체력이 승부를 좌우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어리나 감독은 "한국과의 경기는 낮에 열리기 때문에 포르투갈전만큼 빠르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한국은 체력이 뛰어난 팀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해 이 부분에 크게 신경쓰는 모습이 역력했다.

하지만 그는 "더운 날씨는 양팀에게 똑같이 작용하고 또 체력이 모든 것을 결정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어리나 감독은 '열광적인 관중들 때문에 위축되지 않겠느냐'는 질문에는 "우리 선수들은 큰 경기 경험이 많아 별 문제가 없다"면서 각별히 신경쓰고 있는선수로는 폴란드전에서 골을 넣은 황선홍과 유상철을 비롯해 박지성, 설기현 등 최근 경기에서 득점한 스트라이커들을 지목했다.

월드컵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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