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의 월드컵 경기

입력 2002-06-07 12:11:00

---남아공 - 슬로베니아---

조별리그 B조의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슬로베니아가 8일 대구 월드컵경기장에서 생존을 위한 정면대결을 펼친다.

1차전에서 스페인에 일격을 당한 슬로베니아로서는 이 경기마저 내준다면 16강 진출은 물거품이 된다.

또 개막전에서 파라과이에 천신만고끝에 2대2로 비긴 남아공은 기세를 몰아 1승을 거둘 경우 16강 진출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하지만 패할 경우 B조 최강 스페인과 힘든 싸움을 해야할 처지다.

객관적인 전력은 세계랭킹 25위 슬로베니아가 37위의 남아공에 앞설 것으로 보이나 1차전에서 스페인에 당한 충격에 내분까지 겹쳐 안심할 수 없다.

특히 슬로베니아는 간판인 즐라트코 자호비치가 스페인전 이후 슈레치코 카타네츠 감독과 크게 다투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다. 그는 월드컵 예선 8경기에서 4골을 기록하는 등 팀의 운명을 좌우하는 스트라이커.

그러나 건국 이후 최초로 밟은 월드컵 무대에서 비참하게 물러날 수 없는 만큼 전력을 추스려 남아공을 '1승의 제물'로 만든 뒤 재기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반면 슬로베니아의 내분을 포착한 남아공은 반드시 1승을 거두겠다는 투지를 불태우고 있다. 남아공은 슬로베니아의 집안 싸움을 '1승'을 가져다줄 기회로 여기고 있다.

스피드와 골 결정력을 겸비한 신세대 킬러인 베니 매카시를 중심으로 파라과이전에서 1골을 넣은 퀸턴 포천과 시부시소 주마의전진 플레이로 슬로베니아를 압박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장담하고 있다.

또 예선 6경기에서 3골만 허용할 만큼 촘촘한 수비망을 재정비, 슬로베니아 공격진도 무력화시키겠다는게 남아공의 전략이다.

---이탈리아 - 크로아티아---

G조에서는 이탈리아가 8일 가시마 월드컵 경기장에서 크로아티아를 상대로 16강 직행을 노린다. 조별리그 1차전에서 에콰도르를 가볍게 제치고 1승을 올린 이탈리아는 크로아티아를 꺾으면 2승으로 16강 진출이 사실상 확정된다.

하지만 멕시코에 패한 크로아티아는 이탈리아에게도 지면 절박한 상황에 몰린다. 양팀 감독들은 1차전과 다른 카드를 들고 나오겠다고 선언, 선발 라인업과 전술에서 변화를 예고했다.

1차전에서 공격수인 필리포 인차기의 부상으로 4-4-2 전형을 썼던 이탈리아는 빗장수비와 삼각편대를 살리기 위해 종전의 3-4-1-2 포맷으로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1차전에서 크리스티안 비에리와 함께 투톱이었던 프란체스코 토티를 원래 자리인 투톱 뒤에 놓고 비에리와 다른 한명의 공격수를 전방에 배치해 크로아티아 골문을 두드릴 삼각편대를 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비에리와 투톱을 이룰 후보로는 부상에서 거의 회복된 인차기가 유력하고 1차전에서 교체멤버로 투입됐던 알레산드로 델피에로도 거론된다.

미드필드진에서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전통의 카테나치오(빗장수비)를 자랑하는 수비진에서는 강한 승부근성을 가진 파비오 칸나바로, 노련한 알렉산드로 네스타, 풍부한 경험을 가진 파울로 말디니가 스리백을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첫 경기에서 30대 선수들을 대거 투입해 고전했던 크로아티아는 20대의 젊은 선수들을 기용하고 수비보다 공격 위주의 축구를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멕시코와의 경기에서 복시치와 투톱을 이뤘던 다보르 슈케르 대신 20대인 보스코 발라반이 선발로 기용될 공산이 크다.

미드필드에서는 베테랑인 로베르트 프로시네치키를 제외한 나머지 30대 선수들이 20대로 바뀔 것으로 보이지만 신구조화를 성공적으로 이룬 수비 라인은 별다른 변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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