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전지 한나라 의원들 속탄다

대체로 한나라당 후보들이 우위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서 무소속 후보들과 일진일퇴하고 있는 접전지역의 한나라당 국회의원들은 속이 타들어가고 있다. 자신의 선거보다 더 진땀을 흘리고 있는 이도 적지 않다. 단체장과 광역의원 선거 결과가 자신의 정치적 입지와 2년 뒤에 닥칠 17대 총선에 적잖은 영향을 끼칠 것이기 때문이다.

대구에서는 중구의 백승홍 의원과 서구의 강재섭 의원의 마음이 바쁘다. 백 의원은 하루 4차례씩 연설자로 나설 정도로 열심이다. 정재원 구청장 후보에게 선거자금도 지원했다. 공천경쟁에서 탈락한 김주환 현 구청장이 무소속으로 출마해 일부 지역에서는 선전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강 의원도 이의상 현 구청장이 공천 과정에 불만을 품고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바람에 자신이 미는 윤진 구청장 후보가 대구에서 가장 힘든 선거전을 치르고 있다. 특히 그는 대구지부장으로 선대위원장을 겸하고 있고 당에서는 최고위원을 맡고 있어 향후 정치적 입지까지 감안할 때 전력을 투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경북에서는 임인배(김천)·박시균(영주)·권오을(안동)·김일윤(경주) 의원 등이 발 뻗고 편하게 잘 수 있는 처지에 있지 못하다. 이들 지역은 현역 단체장이 모두 출마해 한나라당 후보와 엎치락뒤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김찬우 의원의 사실상 유고로 청송·영양·영덕 선거를 책임진 정창화 도지부장도 마음이 편치 않다. 돈 공천 의혹이 유권자들의 표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임인배 의원과 권오을 의원은 자신의 정치적 생명을 건 싸움을 벌이고 있다. 박팔용 현 김천시장과 정동호 현 안동시장이 각각 무소속으로 3선에 도전하면서 두 사람의 정치적 입지가 직접적으로 위협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자신들이 내세운 조준현(김천)·김휘동(안동) 후보를 당선시키지 못할 경우 두 의원은 모두 2년 뒤의 총선 결과를 장담할 수 없을 정도다.

영주와 경주의 박시균 의원과 김일윤 의원도 권영창 후보와 백상승 후보를 내세워 3선에 도전하는 무소속 시장(김진영, 이원식)의 승리를 막아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특히 영주는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들 정도의 안개 속 접전 지역으로 꼽힌다. 또 경주도 김 의원이 지명직 최고위원 자리를 기대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선거 결과가 김 의원에게는 단순한 지선에 머물러 있지 않다.

이동관기자 llddkk@imaeil.com

이재협기자 ljh2000@i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