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월드컵 출전 48년 만에 첫 승리를 거두자 나라가 온통 월드컵 무드에 들떠 있다. 우선 첫 승리를 안겨준 감독에 대한 리더십 연구 등 히딩크 신드롬이 그것이고 세계 1위 프랑스를 꺾은 세네갈 등이 일으킨 이변, '평범의 반란' 즉 축구 권력의 이동현상에 대한 화제가 그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지난 98년 월드컵 때 우승국인 프랑스가 누린 국민 대통합 효과가 우리에게도 서서히 나타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데 있다. 지난 4일 우리나라와 폴란드전이 열린 날 서울 광화문이나 상암경기장에 모인 수십 만명의 관중이나, 그리고 대구의 국채보상공원에 모인 1만 여명의 관중들은 마치 연습이라도 한 것처럼 질서정연하게 움직였고, 그렇게도 말썽 많던 휴지도 거의 버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질서가 한 단계 레벨 업 됐다. 분명 하나의 계기를 잡은 것 같다.
지금 우리사회는 이념의 문제나 가치관의 문제로 지역간, 계층간, 세대간 갈등과 분열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민주주의가 확대되고 다양성과 다원화가 진행될수록 대립적 현상은 늘어나기 마련이다. 이럴 때일수록 사회통합의 필요성은 절실해 지는 것이다. 비록 스포츠는 마약이니 스포츠 활용은 독재자들의 통치수단이니 하는 비판도 있기는 하지만 스포츠를 통해 하나가 되는 것이야말로 문자 그대로 다양성을 통한 문화 창조의 기틀이 되는 것 아닐까.
그러나 월드컵 신드롬에는 긍정적인 것만 있는 것이 아니다. 일보다는 월드컵에만 신경을 쏟나하면 직장내 분위기는 다소 흐트러져 생산성 저하를 불러오고 있다는 현장의 불만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새벽까지 술 마셨지만 업무능력은 더 올랐다"는 변명은 통하지 않는다. 기업의 경우는 생산실적이라는 결과가 말해주기 때문이다.
잘 놀아야 잘 일하는 것은 맞는 말이지만 매일 분위기나 술에 취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진정 월드컵 효과를 통해 또 한번 도약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자제는 필요하다. 아직 한번 밖에 이기지 못한 상태이기는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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