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게이트 수사 마무리 국면

검찰이 5일 김홍걸씨를 구속기소하고 최규선씨를 추가기소함으로써 '최 게이트' 수사가 사실상 마무리 국면에 들어섰다.

검찰은 체육복표 사업자 선정 로비의혹 등에 대해 보강조사를 계속할 방침이지만 이번 수사의 핵심인 타이거풀스 인터내셔널(TPI)의 정.관계 로비가 실체를 드러낼지는 미지수다.

▨수사성과 = 검찰은 최씨가 체육복표 사업자 선정 등과 관련해 각종 이권에 개입하는 대가로 타이거풀스 등으로부터 거액의 금품을 받은 사실을 밝혀냈다.

최씨는 D사로부터 고층아파트 건립 청탁과 함께 10억9천만원을 받아 이 중 일부를 홍걸씨에게 건넸고, 작년 2월 C병원으로부터 제약회사 리베이트 비리 수사무마 명목으로 1억5천만원과 이 병원 계열사 주식 14만주를 제공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최씨는 또 체육복표 사업자 선정을 도와달라는 명목으로 타이거풀스로부터 23억여원 상당의 TPI 및 계열사 주식을 받아 홍걸씨, 김희완씨와 나눠 가진 사실도 밝혀졌다.

검찰은 이홍석 문화관광부 차관보가 타이거풀스 대표 송재빈씨로부터 체육복표사업자 선정과 관련, 1천700만원을 받은 사실을 밝혀냈고, 타이거풀스 전산시스템구축 과정에서 1억원을 받은 혐의로 최일홍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을 구속했다.

또 유상부 포스코 회장이 최규선씨의 부탁으로 포스코 계열사와 협력업체들이 2만원이던 TPI 주식 20만주를 3만5천원씩 70억원에 매입토록 지시한 사실도 확인했다

▨홍걸씨 금품수수 = 홍걸씨가 최씨를 통해 기업체로부터 받은 금품은 현금 및 수표 23억5천만원, 주식 13억4천400만원 등 36억9천400만원에 이른다.

구체적 내역을 보면 △타이거풀스로부터 받은 TPI 주식 6만6천주(13억2천만원)와 계열사 주식 4만8천주(2천400만원) △D사에서 받은 5억원(대가성 인정 2억원) △S건설로부터 받은 1억4천만원(대가성 인정 7천만원) △최씨로부터 받은 17억1천만원 등이다.

이 중에서 16억1천400만원의 대가성이 인정돼 알선수재 혐의가 적용됐고, 최씨로부터 증여받은 17억1천만원 중 9억4천여만원이 차명계좌를 통해 돈세탁이 된 사실이 확인돼 조세포탈 혐의가 추가 적용됐다.

특히 홍걸씨가 2000년 6월 최씨로부터 10만달러를 송금받은 것으로 확인되자 일각에서는 이 돈이 논란이 됐던 '호화주택' 구입에 사용된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홍걸씨는 그러나 최씨로부터 받은 돈을 대부분 주식투자와 개인채무 변제, 생활비 등으로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신이 거래하던 증권사 지점장이 개인 사정으로 해외로 달아나 큰 손해를 보는 바람에 현재 계좌에는 수천만원만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은 의혹 = 검찰은 타이거풀스가 체육복표 사업자 선정을 위해 국회와 문광부, 체육공단 등을 상대로 '홍보전'을 벌인 사실은 파악했으나 주식 등을 이용한 금품로비 여부는 제대로 밝혀내지 못했다.

홍걸씨가 최씨와 함께 타이거풀스로부터 주식을 받은 뒤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실제 어떤 역할을 했는지 여부와 최씨가 추가로 이권사업에 개입한 것은 없는지도 보강수사를 통해 밝혀져야 할 대목이다.

그간 최씨가 체육복표 사업 외에 차기전투기(FX) 사업이나 금강산 개발 사업 등에도 깊이 관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지만 검찰수사에서 명쾌하게 규명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