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월 사령탑으로 네덜란드 출신 명장 거스 히딩크 감독을 영입한 한국은 17개월동안 시시각각 닥쳐온 난관들을 극복해가며 꾸준히 가야할 길을 걸어 월드컵 도전 48년만에 첫 승의 감격을 누렸다.
체력의 우위를 밑천으로 약팀의 한계를 거부하는 '지배하는 축구', 강팀과 맞서 두려움 대신 자신감을 기르겠다는 우직함으로 설명되는 히딩크 축구는 온갖 어려움 속에서도 꿋꿋이 제 길을 걸어왔고, 기어이 열매를 맺은 것.
지난해 1월부터 8월까지 대표팀은 노르웨이, 덴마크 전 패배에 이어 5월 컨페드컵 프랑스 전, 8월 유럽 전지훈련 기간 중 체코전에서 0대5로 대패하는 등 유럽팀들에게 4연패를 당하는 동안 현격한 체력의 격차, 새롭게 도입한 일(一)자 포백수비에 대한 적응 실패 등을 지적받으며 세계축구의 벽을 고스란히 확인해야 했다.
또 잦은 포지션 변경과 신인 기용 등 계속된 실험의 필요성에 대한 회의론과 맞서야 했고 잦은 휴가에 대한 언론의 질타에 힘겹게 해명해야 했다.
그러나 대표팀은 10월 대구전지훈련부터 주 전형으로 확정한 '一'자 스리백을 바탕으로 수비가 안정을 찾은 가운데 공격-미드필드-수비간의 거리를 좁히는 '컴팩트사커'에 적응하기 시작했고 그 결과는 11월 세네갈과 크로아티아, 12월 미국과 치른 A매치에서 2승1무1패로 선전하면서 나타났다.
16강에 대한 부푼 꿈을 키워가던 대표팀은 올초 북중미골드컵과 2월 우루과이와의 평가전에서 2무4패의 참담한 성적표를 받으며 골결정력 부재라는 고질적 문제를 곱씹어야 했다.
이때부터 강도높은 파워프로그램이 시작되었고 3월 유럽전지훈련에서 치른 세차례 평가전(1승2무)을 통해 홍명보(포항)라는 수비의 핵을 다시 찾아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며 극적으로 회생했다.
이 시기에 대표팀은 홍명보, 최진철, 김태영이 구축한 탄탄한 수비진과 윤정환, 안정환이 가세하면서 날카로움이 더해진 미드필드 라인, 3월20일 핀란드전서 2골을 작렬시킨 황선홍의 부활 등 몇가지 희망의 단서를 발견했다.
월드컵을 약 3개월 앞둔 시점부터 히딩크 감독은 베르하이엔 레이몬드 피지컬 트레이너를 팀에 합류시킨 가운데 본선에 맞춰 체력을 최고조로 끌어올리기 위한 혹독한 트레이닝에 들어갔다.
회복시간 단축, 지구력강화 등에 무모하리만큼 집착했던 히딩크 감독은 뒤이어 줄줄이 열린 A매치에서 몰라보게 달라진 대표팀을 만들어 내며 자신의 길이 옳았음을 증명했다.
세계적인 수준의 체력과 압박능력을 갖게 된 대표팀은 4월20일 코스타리카에 2대0으로 완승한 것을 필두로 4월27일 중국과 0대0 무승부, 지난달 16일 스코틀랜드 전 4대1 승을 이끌어냈다.
이어 지난달 21일 잉글랜드 전 1대1 무승부, 26일 프랑스 전 2대3 패 등 세계적 강호와 선전, 놀라운 변화를 보이며 월드컵 본선 첫 승과 16강 진출의 꿈을 실현 시키기에 이르렀다.
월드컵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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