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를 쓰다보면 인성이 바로 잡힙니다. 한자교육은 인간교육이지요". 대구시 중구 남산4동에서 일신서도원을 운영하고 있는한상우(韓相宇.63)씨는 한학자.서예가이기에 앞서 '서당 훈장 선생님'으로 더 널리 알려져 있다.
한씨는 요즘 서도원에서 매주 2회 무료 서당을 여는 것은 물론, 대구시내 담수회관과 성주 문화원.현풍 유림회관까지 일주일에 한두 차례씩 방문하며 무료 한문강좌를 여느라 바쁜 나날들이다.
강좌 내용도 수강생들의 연령과 능력에 따라 기초 한문에서 명심보감.소학.사서.한시 등 다양하다. 한씨의 서당 훈장 노릇은 4대에 걸친 가업이다. 고향인 합천 가야에서 명망이 높던 증조부 대에서 비롯된 서당 개설로 많은 선비와 제자들을 길러냈으며, 한씨 당대에 배출한 후학만도 3천여명에 이른다.
"생활이 늘 빈곤했지요. 학문을 금전과 연관짓지 말라는 선조의 유훈을 거역할 수가 없었습니다". 고향과 서당을 지키던 그는 가세가 기울자 20여년전 대구로 나왔지만 가장 먼저 시작한 일이 무료 한문강좌 개설이었다."서당에서 글만 읽으며 자랐으니, 사회에 봉사하는 길도 그것 뿐이었지요".
지난 4월에는 일본 교토에 갔다가 지인들에게 서예몇점을 기증한게 인연이 돼 '4대째 서당 훈장'이란 화제기사가 현지 신문에 실리기도 했다.시흥이나 취흥이 동하면 즉석에서 묵화나 휘호를 일필휘지하는 풍류객이기도 한 그는 젊은 학자들과 문리가 통할 때 '군자삼락'을느낀다고 했다.
오늘날 극단적인 개인주의와 이기주의의 만연도 한자에 대한 무관심의 결과가 빚은 한 요인이라는 한씨는 "한문 강좌를 통해 우리 전통윤리와 사상을 전파하는 것도 서당 훈장으로서 적잖은 보람"이라며 한자교육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조향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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