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가 중반전에 접어들면서 흑색선전, 전화를 통한 상대후보 이미지 훼손, 돈봉투 악용 등의 지능.조직적인 '상대후보 흡집내기'가 난무하고 있다.
대구 수성구청장 선거에 출마한 한 후보는 최근 빗발치는 주민들의 항의전화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이 후보에 따르면 월드컵 축구중계가 한창인 시간에 자신의 이름을 도용, 유권자들의 집에 전화를 걸어 장황한 설문조사를 해 축구경기 시청을 방해하고 큰소리로 웃거나 무성의하게 지지를 호소, 불쾌감까지 조성한다는 것.
또 길가는 사람에게 접근, 느닷없이 지지를 호소하며 돈봉투를 건넸다가 금세 따라와 잘못 전달됐다며 회수해 자신의 이미지를 훼손시키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이 후보는 "우리측 선거운동원 및 자원봉사자를 사칭, 지지호소 및 설문조사를 하면서 유권자를 불쾌하게 만드는 방법으로 흠집내고 있다"며 "항의전화만 수십건에 달해 발신전화번호를 추적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구청장 한 후보도 "거짓으로 소속을 밝히고 전화한뒤 유권자가 대답하기도 전에 끊어버리는 교묘한 수법으로 유권자들의 기분을 상하게 하고 있다"며 "화난 유권자들의 항의가 빗발쳐 해명하고는 있지만 속수무책"이라고 말했다.
또 계획적으로 '오토바이 부대'를 동원, 자신의 선거운동원들을 위협하며 지나가는 통에 운동원들이 무서워 선거운동을 못하겠다고 하소연한다는 것.
또다른 서구청장 후보는 누군가가 동네를 돌아다니며 자신의 아들 친구를 사칭해 좋지못한 언행을 하거나 허위사실 및 유언비어를 퍼뜨리며 이미지를 손상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구시 선관위 임성식 지도과장은 "당선에 영향을 줄 목적으로 전화 등을 통해 허위사실을 유포할 경우 3년이하 징역이나 600만원이하의 처벌을 받는다"며 "지능적인 신종수법인 만큼 녹취 등 물증을 확보하고 신속히 신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호준기자 hoper@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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