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투란도트'-높이 26m 황금색 궁전 300명 출연 대형 무대

입력 2002-06-01 14:03:00

대구시민 6만명을 그랜드 오페라 '투란도트'에 초대합니다. 아파트 7층높이(26m) 무대로 중국 황궁을 재현, 거의 세계 최대 무대 시설을 자랑할 투란도트 공연에는 총4억5천여만원이 투입된다.

월드컵 대구경기를 축하하기 위해 7, 8, 9일(오후 8시) 사흘동안 대구야외음악당에서 열릴 대구시립오페라단의 '투란도트'는 무대규모나출연진, 다양한 소품과 거대한 음향시설 등으로 여러가지 화제를 낳고 있다.초보자도 무료로 고급 오페라를 제대로 즐길 수 있는 관람 포인트를 실는다.

▨무대=국내 오페라 공연사상 최대라는 말에 걸맞게 화려하고 웅장하게 만들어진다. 서울의 전문 기술진이 한 달째 매달리고 있는무대는 처음 예상 22m와는 달리 26m로 만들어져 현재 야외음악당 천장높이인 16m보다 10m나 더 높다, 전면 가로길이가 90m에다 무대연면적이 1천274㎡에 이르고 무대 전면 양쪽에는 9m높이의 망루가 들어서며 3단으로 나눠 황궁이 재현된다.

자주색 돌벽과 기둥에는중국전통의 용모양 부조가 새겨져 있으며 궁전은 황금색으로 치장된다. 궁전의 끝머리를 장식할 누각은 2.5t의 철골구조물로 55m의팔길이를 가진 130t 크레인이 동원돼 설치했을 정도. 가장 높은 곳에서 공연하는 솔리스트는 황제로 11m 높이에서 노래를 부르며 대부분출연진도 5m가 넘는 높이에서 공연을 갖는다.

▨출연진=주요 배역을 맡은 출연자 24명 외에도 대구시향 80명, 시립합창단 60명, 자원봉사 합창단 120명, 연기자 18명, 중국 경극단 5명 등과 스태프, 진행요원 등을 포함하면 300명을 훨씬 넘어선다. 중국희곡학원 경극단은 화려한 복장과 함께 경극무술과 각종 동작 등을 선보이며 서울 동랑연극앙상블 단원이 참여해 사자춤과 연기를 보여준다. 자원봉사합창단은 공개모집을 통해 선발됐으며 대구상고 관악부원들이 참여한 것도 특징.

▨의상과 소품=고대 중국 황실이 무대인 만큼 화려한 의상을 자랑한다. 황제와 칼라프 왕자를 연모하는 류, 투란도트를 사랑하는 타타르 왕자인 칼라프의 의상은 국내에서 제작됐지만 경극단의 의상을 비롯 나머지는 모두 중국 현지에서 고증을 거쳐 제작됐다. 또 각종칼과 철퇴 등 무기류와 부채, 가발, 관모 등도 모두 중국에서 제작됐는데 황제를 모시는 시녀의 소품인 공작선은 개당 60만원이 넘는다. 대개 군중이나 무관들이 사용하게 되는 이들 소품은 모두 300여점에 이른다.

▨음향과 조명=모든 음향과 조명장치는 철저하게 무대속에 가려진다. 솔리스트들은 머리카락 속에 설치하는 헤어 마이크를 사용하게되며 교향악단 악기당 마이크 1개 등 100여개의 마이크가 사용된다. 스피커는 8~10개가 한 조를 이루는 어레이 스피커로 무대 전면 양쪽에 들어서는 9m높이의 망루속에 2조가 설치된다.

이 스피커는 멀리서도 잘 들리도록 각도가 조절돼 있어 120m가 떨어진 곳에서도 110db 크기로들을 수 있으며 맑고 부드럽게 조합돼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관객들을 위해서는 4개의 대형 스크린이 설치된다.

무대 좌우측에는 한글과 중국어·영어로 자막을 보여주는 3.6m X 2.4m의 스크린이 설치된다. 또 뒷자석의 관객을 위해서는 잔디광장 중간에 4.8m X 3.6m의 대형 LCD 프로젝트를 설치, 무대공연을 그대로 재현한다.오페라에 사용되는 조명은 현란한 일반 대중공연과 달리 다소 단순한 편이지만 모두 궁전 천장 내부에 설치, 객석에서는 보이지 않는다.

▨관람 포인트=사흘동안 예상관객은 회당 2만명으로 6만명에 이르고 월드컵 행사관계로 두류공원 관리사무소를 중심으로 야외음악당까지의 내부도로는 전면 차단되기 때문에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편리하다.

또 전석 무료 공연이고 마련되는 의자는 5천석. 나머지 관객은 잔디광장에앉아야 해 망원경과 돗자리를 준비하는 것이 좋다. 선착순 입장이어서 전망좋은 자리는 적어도 개막 두시간 전에 잡아야 된다. 저녁 대신 약간의 간식과 음료수를 가져와도 되지만 쓰레기 되가져가기는 필수. 야외 밤 공연이므로 다소 두꺼운 외투나 가디건 등을 준비하는 게 좋다.

음악적인 측면의 경우 대략의 스토리나 주역들의 캐릭터, 전곡은 아니더라도 유명 아리아는 한 번쯤 들어보는 것이 이해에 도움이 된다. 주인공인 투란도트는 수수께끼를 출제해 맞추지 못하면 청혼자를 처형할 정도로 차갑지만 여성 특유의 사랑에 대한 감수성을 지닌 성격을 갖고 있으며 칼라프 왕자는 사랑에 목숨을 거는 남성상, 그리고 타타르 황제의 시녀인 류는 칼라프 왕자에 대해 이루지 못할 연정을 품고 있으며 결국 칼라프 왕자의 사랑을 위해 자살하는 애틋한 캐릭터를 갖고 있다.

푸치니의 후반기 최고의 작품으로 손꼽히는 만큼 유명한 아리아가 많다. 파바로티가 애창해 널리 알려진 '공주는 잠들지 못하고(원제는 아무도 잠들지 말라)'을 비롯, 투란도트의 박력넘치는 '이 궁전 안에서', 류가 자살하기 직전에 부르는 '얼음으로 둘러싸인 공주님의 마음도', 류의 왕자에 대한 사랑을 표현한 '들어주세요 왕자님', 칼라프 왕자의 '울지마라 류' 등이 대표적이다.

정지화기자 jjhw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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