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또 '핵망령'이 살아났다. '후쿠다 야스오'라는 관방장관이 어젯밤 패전이후 역대 내각이 견지해온 비핵(非核) 3원칙의 파기가능성을 시사, 일본국내는 물론 한.중 주변국들의 신경을 또다시 건드린 것이다.
일본각료들의 심심하면 튀어나오는 군사대국화 관련발언이, 마침 김대중 대통령이 60억 인류의 축제인 월드컵개막식에서 평화와 화합, 공동의 번영을 기원한 발언과 거의 동시에 터져나왔다는 점에서 우리는 "일본이 이래도 되는 것인가?" 묻고싶다.
같은 시각, 고이즈미 총리도 우리 대통령 옆에 나란히 앉아 있었다. 일본의 두 고위각료가 한쪽에선 평화의 축사를, 또 한쪽에선 그 반대의 얘기를 끄집어냈으니 일본이란 나라의 표정은 참으로 묘하다.
일본의 핵무장 애드벌룬은 한국과 중국.북한 등 동북아지역을 긴장시키기에 충분하다. 취임 보름만에 핵무장 필요성을 주장했다가 쫓겨난 니시무라 신고(西村眞悟) 당시 방위청차관의 '핵파문'이후 3년만에 리바이벌된 이 후쿠다 장관의 발언은 "헌법이란 개정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비핵3원칙 역시 바뀔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이에 앞서 아베 신조 관방부장관은 "소형의 원자폭탄을 보유하는 것은 문제될게 없다"고 한술 더 떴다.
우리는 '니시무라의 불씨'가 왜 이 시점에서 되살아나고 있는지에 주목한다. '핵을 만들지도, 보유하지도, 들여오지도 않는다'는 비핵3원칙의 파기가능성 발언은 미.러의 밀월관계 진입이 빚어낼 일본의 상대적 위축, 중국의 착실한 핵전력 증강, 북한의 미사일문제 등에서 일단의 해답이 찾아진다.
당연히 이들의 발언은 아프간전쟁 지원을 핑계로 법을 개정, 자위대의 해외파병까지 이끌어낸 '군사대국화'의 연장선상에서 일본 보수.우익의 리더들이 한발짝도 물러서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고이즈미 총리는 후쿠다 발언직후 "나의 내각에서는 비핵3원칙을 고수한다"고 발을 뺐지만 예사롭지 않다. 우리정부는 마땅히 일본측의 이같은 행태에 대해 짚고 넘어가야 한다. '니시무라의 불씨'는 앞으로도 계절병처럼 찾아올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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