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대구경북섬유산업협회 정기총회

입력 2002-05-30 15:12:00

29일 회장 선임 등을 위해 열린 대구경북섬유산업협회(섬산협) 정기총회는 지역 섬유업계 내부갈등의 현주소를 그대로 보여준 자리였다.

이날 한국섬유개발연구원 2층 국제회의장에서 회원 70명중 57명(위임 23명)이 참석한 가운데 오전 11시 시작된 총회는 3시간30분 동안 지리한 공방만 되풀이됐다.

논란의 불씨는 총회 개최일자와 회원자격에 대한 문제제기. 일부 회원은 섬산협이 '3년 동안 기금 10억원의 손실을 입었다'며 기금운용의 방만함을 지적하기도 했다.

한 회원은 "섬산협 정관에 '정기총회는 매년 2월중 실시한다'는 규정이 있는데도 기한을 넘겨 효력이 없다"고 말했고, 또다른 회원은 "70명의 회원중 소정의 회비(가입금)를 낸 정회원은 일부에 불과하다"며 회원 자격시비를 문제삼았다.

이에 대해 다른 회원은 "정기총회 일자는 이사회가 위임받아 결정하므로 문제가 없고 회원도 단체, 일반, 특별회원으로 구분돼 하자가 없다"고 반박했다.우여곡절끝에 총회 일자와 회원자격의 적법성 여부에 대한 찬반투표를 실시했으며 총회가 유효하다는 결론을 내는데만 3시간 가량 걸렸다.

결국 회장선출 안건으로 넘어가 민병오 현 회장과 하영태 달성상공회의소 회장이 추천을 받았으나 하 회장이 '총회 원인무효'를 주장하며 회장 출마를 고사함에 따라 민 회장이 만장 일치로 재선임됐다.

이같은 공방을 두고 한 회원은 "회장 자리를 위한 생트집인지, 또는 무원칙한 협회운영에 대한 비판인지를 떠나 그동안 섬유업계 내부에 고질적으로 쌓여온 갈등이 총회를 계기로 불거진 것"이라고 해석했다.

한 회원은 "대구경북견직물조합 초대 이사장을 지낸 고(故) 최익성씨 같은 분이 한명이라도 더 있었다면 이런 일은 없었을 텐데..."라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김병구기자 k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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