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지사 캠프 누가 뛰나

입력 2002-05-30 12:15:00

대구시장과 경북지사 선거에 나서는 후보들 주변에는 사람들로 북적댄다. 후보의 일거수 일투족을 관리.연출하고 전략을 짜며 자금을 관리하고 홍보를 책임지는 핵심참모에서 단순업무를 돕는 자원봉사자에 이르기까지 그야말로 다양하다.

그리고 지역의 내로라는 선거 전문가들도 대거 가세해 있다. 후보는 한 사람이지만 사실상 이들이 선거를 치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각 캠프의 내부를 들여다 본다.

■조해녕 한나라당 대구시장 후보=수성구 상동 들안길 한 편에 마련된 사무실에 들어서면 낯선 인물들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한나라당 후보지만 그를 돕는 사람들은 정치권과는 거리가 먼 사람들이 더 많다.

먼저 야전 사령관격인 사무장을 맡고 있는 박일환(52)씨는 전 대동은행 지점장 출신으로 은행 재직시 홍보실장 경력을 갖고 있다. 조 후보와는 일면식도 없던 사이로 지난 3월 한나라당 경선을 위해 대구에 내려온 조 후보를 우연한 기회에 만나 돕기 시작한 이후 인연을 맺어 사무장을 맡고 있다.

또 매일신문 출신의 정동호(54)씨는 기획.홍보 부문을 총괄하고 있으며 기획팀장은 한국청년지도자연합 중앙사무처장을 역임한 김문식(47)씨가 담당하고 있다. 대변인은 한나라당 대구시지부 홍보부장인 전태흥(40)씨가 맡고 있으며 홍보팀장은 기획사에서 지원나온 정정현(38)씨.

또 3명으로 구성된 인터넷 전문팀을 이끌며 사이버 선거전을 치르고 있는 권혁도(50)씨는 조 후보의 행정고시 후배로 대구시의회 전문위원 출신이다.

드러나지는 않지만 허준택(61)씨 등 정책특보 10여명이 캠프구성 초기부터 꾸준히 정책개발을 도맡고 있으며 지역 학계 등에서도 물밑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밖에 50여명에 이르는 자원봉사단도 캠프에 합류, 하루종일 굳은 일을 처리하고 있다.

조 후보측은 "후보가 선거를 조용히 치른다는 생각으로 소수 정예로 캠프를 꾸려나갈 계획이었으나 자발적인 봉사자가 많아 식구가늘어났다"고 밝혔다.

■이재용 무소속 대구시장 후보=본부는 남구 영남대 네거리의 이정규 내과 3층에 마련돼 있으며 시내 11개소에 연락소를 두고 있다.

전 민자당 사무국장 출신 김병렬 선대본부장이 총괄하고 정책분야는 '하나로 법무법인'의 김재권 변호사, 총무는 이 후보의 친구인 김남해씨가 도맡고 있다. 김씨는 과거 남구청장 선거를 두 번이나 치렀으며 이번에는 아예 다니던 회사까지 그만두고 선거에 뛰어 들었다.

20여명의 각계 중진들로 구성된 특보단은 이의익 전 대구시장의 참모장을 지낸 이형락씨가 특보단장을 맡고 있고 국회의원 보좌진 경력의 최상렬.이훈기.최종근씨는 조직을, 민주당 대구시지부 정책실장을 지낸 박상훈씨가 언론을 담당하고 있다.

이 캠프의 특징은 여성 자원봉사자가 많다는 것이다. 대변인에 방송국 작가 출신인 김수연씨가 있으며 언론분석팀장으로 신미정씨가 있다.김씨는 10여년전 이 후보 치과에서 치료를 받으며 인연을 맺어 이 후보의 시장출마 소식을 듣고 자원봉사자로 나선 케이스. 또 신씨는 대구여성회의 조직위원장 등 수년간 시민운동을 해왔다.

사무원들도 주로 여성들이다. 미혼인 박소희씨는 대학생 자원봉사단을 이끌고 있고 복지단체 관련 여성 자원봉사자들이 사무보조, 자료정리등을 도우며 활력소가 되고 있다. 또 장홍식.이후임씨 부부는 두 사람이 나란히 인터넷과 신문 스크랩, 문서작성을 돕고 있다.

이밖에 이 후보 출신학교 동문회, 상주향우회 등에서 궂은 일을 도맡고 있으며 언론홍보, 정책 등의 분야에는 석.박사급 여성 전문인력들이 맹활약 중이다.

■이의근 한나라당 경북지사 후보=묵은 사람들이 많다. 이번에 세 번 째 선거이기 때문이다. 지난 98년 선거 직후 흩어졌던 요원들이 4년뒤다시 모인 것이다.

선대위원장을 맡은 노병용씨는 정무부지사를 지낸 정통 행정관료로서 이 후보의 마음을 가장 잘 헤아릴 줄 아는 고위 측근이다. 박종덕선대본부장은 정통 당료 출신으로 민정당 시절부터 도지부 조직부장, 사무처장을 거쳤고, 비례대표로 대구시의원을 지낸 바 있다. 당과의 조율과 선거 실무를 총괄하고 있는 이 캠프의 터줏대감이다.

기획처장을 맡고 있는 장충홍씨는 의성군 부군수로 재직하다가 공직을 사퇴하고 캠프의 실무를 관장하고 나선 충실한 이의근맨이다.선거사무장이기도 한 그는 뒤에서 캠프를 조율하는 역할도 그의 몫이다.

눈여겨 봐야할 사람들은 팀장 방성수씨를 비롯, 김광수.박충영씨로 구성된 정책.기획팀이다. 모두 박사 학위 소지자로 이 후보의 정책과공약을 만들어 내는 '싱크 탱크'라 할 수 있다.

그 외에 영남일보 기자 출신인 김진호씨가 홍보팀을 이끌고 구 민정당 당료 출신이며 중견 건설업체의 간부를 지낸 이상효씨가 조직팀을 맡아 23개 시·군의 연락사무소를 비롯한 조직을 총괄하고 있다. 언론팀은 지역에서 손꼽히는 선거전문가인 박남수씨가 이원형 의원 보좌관 직을 잠시 접고 98년에 이어 다시 '차출'돼 맡아보고 있다.

경쟁이 되는 상대가 없어서인지 비교적 단출하고 차분한 진영이었으나 구성원 면면은 방대한 선거를 치르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또 각자의 역할분담이 효율적으로 이루어져 소수임에도 강한 팀웍을 느낄 수 있다.

이동관기자 llddkk@imaeil.com

이재협기자 ljh2000@imaeil.com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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