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투표 당선 "웬 떡이냐" 표정관리

'표정관리 신경 쓰이네요'.지방선거 후보등록이 끝나고 본격 선거운동이 시작됐으나 선거 기간임에도 전혀 움직이지도 않는 후보자들이 있다. 바로 경쟁 후보가 없어 등록 마감과 함께 바로 당선이 결정된 무투표 당선자들이다.

이 혜택은 광역과 기초의원 후보에게만 해당된다.광역이든 기초든 단체장은 단독 출마라 해도 무투표 당선이 적용되지 않아 '나홀로' 선거운동을 해야 하고 유효투표의 3분의 1 이상의 지지를 받아야 당선이 된다.

광역의원의 경우 대구는 24개 선거구 중 5개, 경북은 51개 중 9개 지역에서 무투표 당선자가 나왔다. 4 대째를 맞이하는 대구시의원 선거사상 무투표 당선자가 5명이 나오기는 처음. 기초는 대구가 32명, 경북이 55명에 이른다.이들은 당선의 감격에다 돈을 안써도 되는 두 배의 기쁨을 누리게 된다.

'무투표 당선자의 선거기간 중 행위를 제한'하는 선거법의 혜택을 톡톡히 누리기 때문이다. 선거법은 무투표 당선자의 경우 선거운동 기간 중에는 자기 선거구 내에서 식사대접을 포함, 당선 인사 등 일체의 행위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선거가 끝날 때까지는 사실상 '쥐 죽은 듯이' 지내야 할 형편이다.

당선이 확정된 모 현직 시의원은 "솔직히 선거법 규정이 없다면 당선 인사 요구에 시달릴 수밖에 없지 않으냐"며 "법정 선거비용 4천여만원도 고스란히 남게 돼 이만저만 기쁜게 아니다"고 말했다. 정당 공천을 받는 광역의원의 경우에도 무투표 당선자의 경우 다른 출마자의 선거운동원으로 등록할 수도 없다.

선관위 관계자는 "무투표 당선자가 선거운동 행위를 하다 적발되면 과태료 300만원의 벌금을 받게 된다"며 "이들의 경우 후보등록일인 28일부터 이틀간은 선거운동이 가능하지만 당선 통고를 받는 30일부터는 일체의 선거와 관련된 행위가 금지된다"고 밝혔다.

이재협기자 ljh2000@i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