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지사 후보 인물탐구-이의근

입력 2002-05-30 00:00:00

40년 넘게 공직을 지키고 있는 이의근 한나라당 경북지사 후보는 말단 서기로 공무원 생활을 시작, 고시 출신들의 틈바구니에서도 '승승장구'한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청와대 행정관, 경기도 안양·부천 시장, 내무부 지방행정국장·기획관리실장, 관선 경북도지사, 청와대 행정수석비서관, 민선 도지사 두 번 등 그가 거쳐간 자리만 봐도 행정에 관한 한 무불통지(無不通知)임을 짐작케 한다. 내무 행정에 관한한 '달인'이라는 호칭이 어색하지 않은 이력이다.

▨타고난 공무원=이 후보가 청구대(영남대의 전신) 2학년때 학보병으로 육군에 입대해 1년6개월간 복무 뒤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61년 대구시의 5급을(현 9급) 공무원 임용시험에 합격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그대로 공직생활을 계속했으면 지금쯤 민선 대구시장 쪽에 와 있을 지도 모를 일이다.

5·16 직후 타의에 의해 시청을 나온 그는 곧 바로 고향인 청도군청 서기로 다시 공무원 생활을 시작했다. 그만큼 이 후보의 꿈은 오로지 공무원이었다. 그는 대구상고 재학시절부터 공직의 꿈을 키워왔다.

이 후보가 몇 달 있지는 않았지만 대구시청에 근무할 때의 일이다. 당시 맡은 일은 수도 검침. 곧이 곧대로 파악하고 요금을 부과하는 그와 달리 일부의 선배 검침원들이 계량기의 숫자를 누락시켜 요금을 횡령하는 것을 본 이 후보는 담당 구역의 계량기를 하나도 빠뜨리지않고 파악, 정상 요금을 징수했다. 부정을 저질렀던 동료 검침원들이 중징계 당할 것은 뻔한데도 그는 주저하지 않고 그 길을 택했다.

▨업무처리의 완벽주의=그의 철두철미함은 정평이 나 있다. 업무 처리에 있어서는 더욱 그렇다. 온갖 것들을 하나도 빠뜨리지 않고 파악하고 준비하고 챙긴다. 부하 직원들이 이 후보 앞에서 쩔쩔매는 것도 그 때문이다. 지사가 실무자보다 더 많이 알고 있으니 그럴 수밖에없다는 것이 도청 지사실 직원의 귀띔이다.

얼렁뚱땅 넘어 가려다 혼쭐이 난 공무원을 도청 내에서 찾아내기가 그리 어렵지 않다. 항상 보이는 미소만 믿었다가는 큰 코 다친다는 것이 이 후보를 아는 사람들의 한결같은 이야기다. 그의 철두철미함을 한 마디로 보여주는 사례 하나. 2년여 지사를 수행하고 있는 이장식(39)씨가 항상 옆구리에 끼고 다니는 두툼한 다이어리 한 권은 바로 이 지사의 특급비서 역할을 하는 전화번호부다.

거기에는 주요 기관, 전현직 국회의원, 전현직 장차관 등 요인과 주요 기업체·단체 약 5천개의 전화번호가 항목별로 일목요연하게 깨알처럼 실려 있다. 주요 업무를 차 안에서 전화로 처리할 때가 많아 이 전화번호부에는 도정 추진에 필요한 대상 인물이 다 들어 있다. 이 후보의 요구를 충족하려다 보니 자연히 이런 전화번호부가 만들어졌다는 것이 이씨의 설명이다.

▨성실성과 열정=일에 대한 이 후보의 정열은 정평이 나 있다. "일이 있는 곳에 이의근이 있다"고 할 정도다. 청도군청에서 경북도청 그리고 내무부와 청와대로 이 후보를 이끌어 오늘에 이르게 한 것도 능력과 남다른 열정이 전부라고 주변에서는 평가하고 있다.

사람들은 이 후보를 원만한 인간관계, 특유의 친화력, 따뜻한 이미지 등으로만 기억한다. 너무 대인관계가 좋아 '참기름'같다고도 꼬집지만 내면에는 타협할 줄 모르는 강직함과 성실함이 자리하고 있다. 그를 전형적인 외유내강형이라고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 후보는 민선 지사로 재임한 지난 7년 동안 지구를 16 바퀴 도는 것과 맞먹는 거리를 달리고 도내 곳곳을 누볐다. 광활한 경북 전역을 돌아다니다 보니 차량 이동시간이 하루 평균 3시간을 넘어선 셈이다. 일을 위해서는 거리를 불문하고 쫓아다녀야 직성이 풀린다는 것이다.

이동관기자 llddk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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