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진의 축구는 과학이다-(10)선수의 체력

입력 2002-05-29 14:06:00

체력이 승부를 가른다. 축구경기의 득점을 시간대별로 분석해 보면 한국 축구대표 팀의 거스 히딩크 감독이 체력훈련에 중점을 두는 이유를 알 수 있다.

최근 월드컵 5개 대회의 득점(총 705골)을 경기시간대(10분 간격)별로 분석한 결 과 114골이 후반 마지막 10분에 터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의 16.2%로 가장 높은 비율을 나타냈다.

축구선수는 위치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으나 한 경기에서 약 1천240kcal의 에너지 를 소비한다. 기본적인 생활유지를 제외하고 하루 총 1천800여kcal가 요구된다고 볼 때 약 3분의2를 한 경기에서 소비하는 것이다.

이러한 에너지 소비량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체력이 요구된다. 전후반 90분간 선수들은 10~15km의 거리를 뛰게 되며, 뛰는 거리는 위치에 따라 차이가 난다. 최전방 공격수나 후방의 수비수들은 비교적 뛰는 거리가 적고 미드 필더들이 가장 많다.

축구 기술도 체력이 뒷받침될 때 효율적으로 발휘될 수 있다. 후반전이나 연장전 에 이르기까지 지치지 않는 지구력은 경기결과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선수들이 자신의 최대속도로 달리는 비율은 전체경기 중 5, 6%에 불과하며 비교적 빠른 속도로 달리는 비율은 20~25% 정도이다. 나머지 약 50%는 조깅의 속도이며, 그냥 걸어다니는 경우도 약 25%를 차지한다.

걸어다니는 범위를 줄이고 빠른 속도로 달리는 범위를 높일수록 부지런한 선수에 해당하고 경기결과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축구 황제' 펠레(브라질)는 화려한 개인기가 연상되지만 역대 선수중 가장 부지 런한 선수로 꼽히고 있다. 펠레는 강한 체력을 바탕으로 1경기당 평균 96회(다른 선수들은 평균 60회) 볼을 터치한 것으로 기록됐다.

축구선수는 끊임없이 달릴 수 있는 체력과 함께 순간적인 스피드와 강한 슈팅을 위한 파워도 갖춰야 한다. 히딩크 감독은 파워 향상을 위한 체력훈련도 중요시하 고 있다.

가장 운동량이 많은 미드필더의 경우 4.4초 정도 최고속도로 달린 후 약 30초 간 조깅 형태의 움직임으로 회복하고 다시 최고속도로 움직이는 훈련이 필요한 것으 로 조사됐다.

이런 관점에서 축구경기는 약 30초 간격으로 15~20m 거리를 최대 스피드로 질주하 는 간헐적(intermittent) 운동형태의 반복이라고 볼 수 있다.

계명대 체육학과 교수 kjk744@km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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