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새 농업보조금법을 통해 막대한 보조금을 자국 농민들에 지급키로 하자 유럽연합(EU)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또 수백만 아프리카 농민들이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분석되는 등 미국의 농업보조금 확대 파문이 확산될 전망이다.
◇유럽연합(EU)의 반발=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지난 13일 기존의 농가지원을 10년간 연장하면서 보조금 규모를 80% 늘려 약 1천900억달러를 지원하는 농업보조금법에 서명했다. 부시 대통령이 서명한 미 농업보조금 규모는 지난 96년보다 860억달러가 늘어난 것이며 이중 570억달러는 싼 농산물 값을 농부들에게 직접 보상해주기 위해 책정됐다.
이에 유럽연합(EU) 농무장관들은 27일 농업 보조금을 대폭 확대하는 미국의 새 농업보조금법으로 인해 EU의 농업개혁이 지연될 수 있다고 맹비난했다. 레나테 퀴나스트 독일 농무장관은 이날 브뤼셀에서 열린 EU 농무장관회의에서 "미국은 유럽의 요구와 정반대되는 정책을 취했다"고 비판했다.
EU 관리들은 "이같은 미국의 조치는 EU내의 농업개혁에 대한 반발을 강화시켜 EU의 농업개혁을 어렵게 만들 뿐 아니라 오는 7월로 예정된 농업개혁안 마련을 늦출 수 있다"고 밝혔다.
EU는 현재 연간 예산의 거의 절반에 달하는 400억유로(370억달러) 이상을 농업부문에 투자하고 있으나 그 규모를 줄이기로 세계무역기구(WTO)약속하고 농업개혁안을 마련했었다. EU의 개혁안은 농가에 대한 직접 지원액은 줄이는 대신 농촌지역 개발 지원금을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있다.
◇아프리카 농민이 최대 피해자=미국의 막대한 농업보조금 지급으로 수백만 아프리카 농민들이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27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부시 미국 대통령이 향후 10년간 미 농가에 엄청난 보조금을 지급하는 법안에 서명함에 따라 밀, 옥수수, 목화, 다른 기본곡물 등이 과잉생산되고 가격이 폭락해 정부 보조금을 받지 못하는 소규모 아프리카 빈농들이 도태될 것이라고 전했다.
미 농업무역정책연구소의 마크 리치 소장은 "미 농업법안이 수백만명의 아프리카 소작농을 파산시킬 것"이라며 "이들이 도시로 몰려나와 노동시장은 실업자들로 가득 찰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신문은 아프리카 국가 상당수가 국내총생산(GDP)의 50% 이상을 농업에 의존하고 있어 미 농업보조금 확대의 최대 피해자는 아프리카 국가가 될 것으로 분석했다. 또 부시 행정부가 아프리카의 빈곤 해결을 위해 100억달러 규모의 경제원조를 약속했지만 이 정도로는 농업보조금 피해를 상쇄하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리=조영창기자 cyc1@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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