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손이 없다 농촌 초비상

입력 2002-05-25 15:36:00

"품삯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데 일손은 구할 수 없으니…".모내기, 과일 솎기, 모종정식 등으로 눈코 뜰새 없이 바쁜 농민들이 지방선거와 월드컵, 여기다 구제역 파동까지 겹치는 바람에 유례없는 일손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따라서 농민들은 예년처럼 자치단체나 군부대, 기업체 등지에서 일손 지원이 있기를 기대하고 있지만 이들 기관들은 지방선거 등 각종 대사(大事)에 매달려야 해 인력지원은 사실상 어려운 형편.

이 때문에 농민들은 품삯을 예년보다 10~20% 이상 올려주고도 일손을 구하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일손이 급한 일부 농가에서는 평균 인상률보다 훨씬 높은 품삯을 주면서까지 일꾼들을 데려가는 바람에 품삯이 꼬리를 물고 오르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

배 과수농인 박모(54.구미)씨는 "올해 일기가 좋지 않아 제때 솎아내기를 해야 하는데 일손이 없어 쩔쩔매고 있다"면서 "일부 농가에서 턱없이 웃돈을 주고 일손을 빼가는 일도 있어 품삯이 앞으로 더욱 오를 것"이라고 푸념했다.

이처럼 구미를 비롯한 성주, 칠곡, 김천 등 경북 중부지역의 경우 하루평균 품삯(일반노동)이 세끼 식사와 담배 등을 제공하고 남자는 5~6만원, 여자는 4~5만원 수준. 그날의 작업이 다소 까다롭고 노동력이 많이 들 경우에는 평균임금에 1만원정도가 추가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품삯은 지난해에 비해 최고 20%(1만원)가량 오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게다가 앞으로 모내기철에 본격적으로 접어드는 6월이면 30%선까지 더 오를 것으로 보여 적기영농 차질과 생산비 부담 가중 등이 우려되고 있다.

농정부서 한 관계자는 "상당수 농촌인력이 손쉽게 돈벌이가 되는 지방선거 출마자의 운동원으로 들어가거나 일하기가 훨씬 수월한 곳으로 몰려 일손부족을 심화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구미.김성우기자 swki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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