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천재' 호나우두(26·브라질), '아주리군단의 아이스 자이언트' 크리스티안 비에리(28·이탈리아), '슈퍼이글스의 발톱' 은완코 카누(26·나이지리아), '전차군단의 헤딩머신' 올리버 비어호프(34·독일).
이들은 자칫 선수 생명이 끝날 수도 있었던 오랜 부상을 딛고 2002 한일월드컵에 나서는 '불굴의 스타'들이다.
코스타리카의 파울로 완초페(26), 미국의 클린트 매시스(26), 일본의 모리오카 류조(26)도 회복이 불투명했던 부상의 악령을 털어내고 출장채비를 하고 있다.
왼발 골절상을 당한 잉글랜드의 주장 데이비드 베컴(27)도 빠른 회복세로 영국 축구팬들의 희망을 부풀리고 있다.
부상에서 회복된 선수 중 관심의 초점은 단연 호나우두에 맞춰져 있다.지난 3월28일. 2년5개월만에 처음 브라질 대표팀 유니폼을 입은 호나우두는 비록 골을 넣지는 못했지만 상대팀인 유고 수비진을 끌고 다니는 특유의 드리블로 전성기와 비교해 거의 녹슬지 않은 기량을 과시했다.
96년 애틀랜타올림픽에서 조국 나이지리아에 금메달을 바친 카누는 곧 세계 축구계를 평정할 것 같았던 스타였다. 그러나 올림픽 이후 그에게 찾아온 질병과 부상은 축구인생을 단숨에 위기로 몰아넣었다. 심장질환으로 미국에서 네차례의 수술을 받고 98년엔 다시 치명적인 무릎부상이 그라운드를 등지게 했다.
카누는 급기야 99년1월 소속팀인 이탈리아 세리에A 인터밀란으로부터 퇴출당하는 수모까지 겪었다. 하지만 그는 기적처럼 재기했다. 기회를 준 팀은 현재 소속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아스날이었다.
99년 빅리그 무대에서 12경기 출장 만에 6골을 몰아치며 화려하게 부활한 카누는 아프리카축구연맹(AFC) 올해의 선수에 선정된 여세를 몰아 이번 월드컵에서 골든슈(득점왕)를 노리고 있다.
헤딩에 관한 한 타의 추종을 불허하던 비어호프는 2000년 고질적인 장딴지 부상으로 대표팀에서 방출됐다. 이후 전차군단을 들락거린 비어호프는 거의 베스트 11에 끼지 못한 채 오랜 부상과의 싸움에서 지쳐갔다.
그러나 최근 비어호프의 상승세는 낡은 전차 군단이라는 비아냥에 시달려온 독일 대표팀에 희망의 신호로 떠올랐다. 비록 약체이긴 하지만 쿠웨이트와의 평가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한 비어호프는 언제든지 독일의 '고공 폭격기'로 재등극할 준비를 갖췄다.
헤비급 복서출신으로 98년 프랑스월드컵에서 득점 2위(5골)에 오른 비에리. 그에게 유로2000은 악몽 그 자체였다. 다리 부상으로 단 한 경기도 뛰지 못한 채 이탈리아가 결승에서 프랑스에 1대2로 역전패하는 장면을 지켜봐야만 했다.
99년 당시로는 상상하기 어려운 몸값 5천만달러 시대를 연 비에리는 빅매치에서 2년전 수모를 되갚기 위해 재기의 칼날을 갈고 있다. 붙박이 스트라이커로서 비에리의 존재는 공격축구로의 전환을 꾀하는 아주리 군단의 '키워드'다.
필리프 트루시에 일본 대표팀 감독은 요즘 한시름을 덜었다.부상병동 일본 수비진에 한 줄기 희망과 같은 모리오카(시미즈 S·펄스)가 돌아왔기 때문이다.
허벅지 근육파열과 잇단 부상으로 트루시에호에 승선하지 못한 모리오카는 최근 나비스코컵 빗셀 고베와의 대결에서 90분 풀타임을 단 한번의 고통없이 소화했다.
북중미골드컵에서 한국 팀에 뼈아픈 패배를 안긴 코스타리카의 완초페(멘체스터시티)도 그 직후 부상으로 석달 이상 대표팀을 떠났다가 최근 합류 채비를 가다듬고 있다. 가장 먼저 본선 장도에 오른 코스타리카 팀은 완초페를 앞세워 중국, 터키 격파에 나선다는 포부를 내보이고 있다.
미국팀의 새로운 킬러 클린트 매시스(새너제이). 독일, 멕시코와의 평가전에서 팀의 3골을 혼자 쓸어 담으며 브루스 어리나 감독의 시선을 잡아끈 국내파 스트라이커다. 그는 지난해 여름 선수생활에 치명적인 무릎부상을 당했지만 기적같은 재기에 성공, '샘의 군대(미국팀 별칭)'에 복귀했다.
한편 부상에서 회복하고도 월드컵 본선행이 좌절된 안타까운 스타들도 눈에 띈다. 폴란드의 기대주 에우제비우츠 스몰라렉(페예누르드)은 끝내 예지 엥겔 감독의 눈에 들지 못했다.
브라질의 노장 골잡이 호마리우(바스코다가마)는 코파아메리카(남미출전선수권) 당시의 부상 핑계로 다 낫고도 발목을 잡힌 꼴이 됐다.월드컵 단골손님인 독일의 지클러, 이탈리아의 알베르티니도 부상은 극복했지만 감독의 마음을 돌리지는 못했다.
월드컵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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