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월드컵 태극전사-김남일

입력 2002-05-25 14:01:00

김남일(25·전남)은 거스 히딩크 감독으로부터 상대 공격의 물꼬를 틀어 막으라는 특명을 받고 있다.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체력과 투지를 자랑하는 김남일은 상대 공격의 시발점인 루이스 피구(포르투갈) 등 공격형 미드필더를 철저히 봉쇄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김남일은 국내 축구전문가들로부터는 평판이 좋지 않았지만 히딩크 감독과 외국 전문가들의 평가는 다르다.

지난 4월 27일 한국과 중국의 평가전을 지켜본 폴란드대표팀 에드바르드 클레인딘스트 코치는 "김남일은 한국에서 최고의 선수다. 그의 플레이는 정말 뛰어났다"고 말했다.그의 말에는 공격의 시발이자 수비의 1차 저지선인 김남일에 대한 경계심이 잔뜩 묻어있다.

김남일은 중국전에서 좌우 윙백의 측면 공격 때 생긴 공간을 적절하게 커버하고 강한 압박과 몸싸움으로 중국 공격진에 쉽사리 길을 내주지 않는 등 수비형 미드필더의 임무를 소화해냈다.

지난해 8월 대표팀의 유럽전지훈련 때 처음 '히딩크호'에 탑승한 김남일은 이처럼 상대팀의 경계 대상 1순위로 떠오를 만큼 대표팀에 없어서 안될 보배로 자리매김했다.182㎝, 76㎏의 당당한 체구를 지닌 김남일은 출발은 미약했으나 차차 빛을 본 ' 대기만성형' 선수.

유럽전훈 기간 열린 체코전에서 0대1로 뒤지던 후반 20분 미드필드에서 우리 골문을 향해 드리블하다 볼을 빼앗기면서 골을 내줘 손가락질을 받았고 국내 프로무대에서도 같은 실수를 되풀이, 기술이 없는 선수란 악평을 받았다.

또 정교하지 못한 패스와 침착하지 않은 플레이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그러나 투지, 지칠줄 모르는 체력과 상대의 진을 빼놓는 대인마크에 반한 히딩크 감독은 "한국에 그만한 수비형 미드필더는 없다"며 계속 중용했고 김남일은 히딩크의 신임속에 지금까지 부상중일 때를 제외하고 거의 모든 경기에 뛰면서 기량이 농익었다.

올해초 열린 골드컵축구대회에서도 뛰어난 수비력으로 국내 선수로는 유일하게 테크니컬 스터디그룹이 선정한 '베스트 11'에 뽑혀 주가를 높였다.

거친 플레이 때문에 반칙이 많아 대표팀의 '반칙왕'이라 불리긴 하나 히딩크 감독이 '얌전한 플레이는 팀 전술에 보탬이 되지 않으며 반칙도 기술'이라는 지론을 펴 온 점을 감안하면 김남일의 스타일은 모범답안인 셈이다.

김남일은 "보다 터프한 플레이와 빠른 볼처리, 원만한 볼배급으로 팀이 승리하는 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98년 12월 아시안게임 베트남전에서 A매치에 데뷔한 뒤 시드니올림픽 지역예선 대표를 거쳐 대표팀의 베스트 11로 올라선 김남일이 히딩크의 주문을 100% 소화, 한국에 월드컵 본선 첫 승과 16강 진출의 쾌거를 안겨줄 첨병이 될 지 주목된다.

김교성기자 kgs@imaeil.com

▲생년월일=1977년 3월14일

▲체력조건=1m82, 76㎏

▲포지션=수비형 미드필더

▲출신학교 및 클럽=부평초―부평동중―부평고―한양대-전남 드래곤즈

▲국가대표팀 경기 데뷔=1998년 12월 아시안게임 베트남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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