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병 때문에 작년까지 학교를 제대로 다니지 못하던 김병형(경주정보고2년)군. 그러나 올해는 친구들과 뛰놀며 건강하게 학교 생활을 하고 있다.
가정 형편이 넉넉치 않아 수술을 미뤄오다 경북도 교육청이 작년 5월부터 시작한 난치병 학생 돕기 사업 덕분에 튼튼한 심장을 되찾게 된 것.김군은 "많은 사람들의 도움으로 건강해지고 보니 앞으로 남을 위해 살아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지난 2월엔 도승회 교육감 앞으로 늦추위를 잊게 하는 편지 한 통이 전해졌다. "어릴 때 심장병 진단을 받은 딸아이를 수술시켜주지 못해안타까웠는데 방학 때 교육청의 도움으로 완쾌돼 세상이 아직 따뜻함을 느꼈습니다. 자식도 봉사하는 사람으로 키우겠습니다"란 학부모 강희건씨의감사 편지였다.
만1년을 넘긴 교육청의 난치병 학생 돕기 사업을 통해 이처럼 새 생명을 찾은 학생은 모두 29명. 또한 지난 21일 경북대 병원에서 신장이식 수술을 받은 성의고 김동훈군이 회복 상태에 있으며 남경태(안동공고2년)군이 24일 부산 백병원에서 수술을 받는 등 지금까지 수술을 받거나 치료비 등을 지원받고 있는 학생은 무려 270명에 이른다.
이 사업은 경북 교육청이 전국 처음으로 난치병 학생 돕기에 5년 동안 10억원의 예산을 투입키로 한 데서 촉발됐지만 수많은 학생과 교사, 학부모 등이 십시일반 힘을 보태 의미가 더 큰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걷기 행사, 자선 바자회, ARS전화 등에 수천명이 참여했을 뿐만 아니라 학교마다 주위의 아픈 사람에게 편지 쓰기, 사랑의 종이학 접어 전하기 등의 행사가 계속되며 사랑의 물결이 이어졌다.
가슴 뭉클한 사연들도 쏟아졌다. 기쁨의 미소와 감사의 눈물이 어우러지는 가운데 일부 학부모는 "우리는 아직 치료비를 견딜만 하니 더 어려운 학생들을 돕기 바란다"고 사양해 교육청 직원들을 감동시켰다.
하지만 도움의 손길 아래서도 병마를 이기지 못해 결국 세상을 떠난 학생도 8명이나 돼 주위 사람들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도교육청 박종옥 사무관은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으니 죽어서도 좋은 데 갔을 거라며 슬픔을 삭이는 부모들을 지켜보기가 가장 힘들었다"면서 "도움이 필요한 학생들이 있는 한 계속돼야 할 사업"이라고 말했다.
김재경기자 kj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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