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5월에 걸쳐 많은 학교에서 수학여행을 다녀왔다. 수학여행은 학창시절 잊지 못할 추억이 되지만 경비나 시설, 여행지 선정 등에서 해마다 학생들의 불만이 끊이지 않는 골칫덩이기도 하다.
교육소비재대책위와 전교조 대구지부 등이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려 나서면서 변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올해 수학여행을 중심으로 변화상과 개선책을 살펴본다.
▲경비=수학여행과 관련해 교육단체들이 가장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경비다. 대구시 교육청이 고교들의 올해 수학여행 경비를 조사한 결과 대부분 고교가 학생 1인당 9만5천원 안팎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남산여고의 경우 7만6천원을 받았다가 여행 후 정산해서 2천원을 돌려줘 결국 7만4천원만 낸 셈이 됐다. 여행지는 다른 학교들과 마찬가지로 설악산 3박4일.
설악산 일대 관광지나 통일전망대, 정동진 등 코스도 크게 다를 게 없는데 어떻게 해서 다른 학교보다 2만원이나 싸게 다녀올 수 있었을까. 이 학교 도종호 교사는 "현장 답사를 직접 가서 숙박지, 버스업체 등을 꼼꼼히 따져 계약한 결과"라고 했다.
식사는 학생들의 불만을 다소 샀지만 숙소는 널찍한 콘도를 빌렸기 때문에 만족도가 높았다는 것. 그는 "학생들의 일체감 형성을 위해 기차로 강릉에 간 뒤 버스를 빌렸는데 대구에서부터 버스로 갔다면 비용을 좀 더 낮출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시교육청은 대부분 고교들이 남산여고와 마찬가지로 교사들이 직접 답사를 다녀오고 계약하는 직영을 채택한다고 설명하지만, 실제로는 여행사나 버스업체에 대부분 위탁하기 때문에 가격 인하가 쉽지 않다고 전교조 관계자는 말했다.
한 업체의 경우 올봄에 버스 한대를 내 계약한 학교들의 교사 2명씩을 태워 한꺼번에 답사를 다녀오기도 했다는 것.
이에 대해 버스와 여행업체 관계자들은 "학교 쪽에서 과당 경쟁을 유도해 가격 덤핑이 생기면 부작용이 적잖다"면서 "계약 방식에 신경쓰기보다 수학여행 시기나 행선지 등을 조정하면 쉽게 경비를 줄일 수 있다"고 했다.
▲여행지와 방법=수학여행 하면 가정 먼저 떠오르는 곳이 경주와 남해, 설악산 등이다. 수십년간 변함이 없다. 중앙고속도로가 완전개통되면서 올해는 중학교까지 설악산으로 몰려 지난달 22일의 경우 전국 73개 학교가 설악산을 메우기까지 했다. 사람에 치이다 보니 학생은 물론 교사들의 불만도 클 수밖에 없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수년전부터 고교 단위는 제주도, 중학교는 부여권이나 땅끝마을 등으로 여행지를 바꾸는 사례가 늘고 있다. 서울 중앙고, 천안 복자여고 등은 동해권, 경주권, 부여권 등 갈만한 코스를 몇 군데 정하고 교사, 학생들의 신청을 받아 제각기 수학여행을 떠난다.
각 코스마다 지원자가 다르다 보니 학급 단위 여행 개념이 사라져 오히려 흥미로운 여행이 된다는 것. 다녀온 후에는 각자 기행문을 쓰고 이를 책자로 묶어 경험을 공유하기도 한다.
성화여고 박홍진 교사는 "장거리 여행이라 학급 단위는 어렵겠지만 학생들이 원하는 코스를 개발해 희망 그룹별로 다녀오면 숙박이나 식사 문제도 쉽게 해결되므로 다각적으로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김재경기자 kj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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