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책

입력 2002-05-24 14:05:00

▨기다리는 부모가 아이를 변화시킨다

현직 과학교사로 두딸의 어머니인 지은이의 아이 교육에 대한 생각글. 늘 그렇듯이 책으로 낼만한 이들의 자녀 교육은 영재교육을 시키지 못해 안달인 대부분의 학부모들과는 다른 궤도를 갖고 있다.

공부하라는 소리를 하지 않고 아이에게 가끔 꽃을 선물하고, 산책하고, 오락실에도 가고, 아이들이 원하지 않으면 의도적으로 무엇을 가르치지도 않는다. 그래도 아이들은 잘 큰다고 믿는 지은이는 아이가 무엇을 하고 싶어하는지, 부모를 향해 무엇을 말하는 지를 부모가 알아야하는 당위성과 자식은 옆에서 살아 숨쉬는 것만으로 얼마나 고마운 존재인지를 하나 하나 보여준다. (이영미/가야넷)

▨적멸보궁 가는 길

시인인 지은이가 한국 불교 성지인 5대 적멸보궁과 3보 사찰, 3대 관음성지를 찾아다니면서 느낀 감동을 풀어놓은 산문집. 그저 그 사찰의 역사나 불교이야기를 늘어 놓는 것이 아니라 시인만이 느낄 수 있는 감수성으로 사찰의 분위기며 건물 모양새, 주변 풍경들을 이야기하듯 풀어가고 있다.

해인사 일주문 근처에 있는 1천200년 수령의 느티나무를 두고 '속명은 느티나무, 법명은 고사목'이라고 이름붙일 수 있는 것은 시인의 예민한 감수성에 다름 아니다. 사찰을 소개할 때마다 덧붙여지는 유래와 얽히고 설킨 뒷 이야기는 사찰에 대한 애틋한 마음까지 읽게 한다. (이산하/이룸)

▨김선규의 우리고향산책

현직 사진기자인 지은이가 우리 고향의 아름다움을 사진과 글로 노래했다. 늘상 보는 풍경일수도 있지만 사진으로, 글로 남겨지면 모든 것을 버리고 불쑥 떠나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은 바로 우리가 살았던 고향 풍경이기 때문일 듯 하다.

옛것을 지켜가는 고향마을, 환경을 지켜가는 고향마을, 아름다운 비경이 있는 고향마을, 신비한 기운이 있는 고향마을, 아픔을 딛고 일어선 고향마을로 나누어 모두 24개의 마을을 다루고 있으며 매 페이지마다 장식된 사진은 글보다 더 많은 이야기를 전해준다. 경북권에는 예천군 용궁면 대은리 의성포 마을이 소개돼있다. (김선규/생각의 나무)

▨사랑의 인사

클래식 음악을 대할 때마다 무엇을 어떻게 들을까하는 조급증을 느끼는 사람들에게 추천할 만한 가이드 북이다. 장황하게 이 곡은 어떤 곡이고, 작곡자의 이력은 어떻고, 누가 지휘하고 누가 연주한 음반이 명반이라는 틀에서 벗어나 하루에 20~30분만 투자해 한 곡씩만 들어보자는 은근한 권유가 들어있다.

한 해의 첫 출발인 1월에는 서로에게 희망을 주고 사랑을 나눌 수 있는 고고 겨울 분위기를 내는 곡으로 선곡하는 등 각 월마다 그 달에 맞는 음악이나 작곡가의 탄생, 사망 등으로 의미를 부여해가며 선곡했다. 하루하루 따라가면 어느 듯 1년이 지나 365곡의 명작들을 듣게 되는 셈이다. (양태조/(주)씨디가이드)

정지화기자 jjhw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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