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고부-서울은 끔찍한 도시

입력 2002-05-24 00:00:00

서유럽 이베리아 반도의 스페인과 포르투갈은 우리나라와 일본과의 관계처럼 경쟁의식같은 것이 깔려 있다.

식민(植民)지배를 받았던 포르투갈 국민들은 스페인을 '가깝고도 먼 이웃'으로 치부하는 것도 그렇고 국제 체육행사에서 스페인과 만나면 사력(死力)을 다해 절대로 지지 않겠다는 대처가 일본을 대하는 우리와 너무 닮은 꼴이다.

세계수준인 이들 두 국가의 축구팀이 경기를 벌이면 거리가 한적할 정도로 응원 등 관심을 집중하는 현상도 예나 지금이나 다름이 없다고 한다.

▲'가깝고도 먼 이웃'인 일본이 우리의 아픈 부분을 들춰내 민망하다. 월드컵 개막을 일주일 앞둔 즈음에 일본언론이 한국을 비판한 것은 아무래도 작위적이라는 생각을 들게 한다.

일본의 영자신문 '재팬타임스'가 서울을 '끔찍한 도시'라고 표현한 글을 실어 월드컵 공동 개최국을 흠집내기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가진다. 프레도 바코라는 이 필자는 '음식은 뜨겁고 여인들도 마찬가지'라고 썼다. '100달러만 주면 창녀들이 호텔방을 찾아오고…' 등의 대목에서 말문이 막힌다.

▲대구도 별볼일 없는 도시라고 했다. 섬유도시로 유명하지만 별로 기대할 것도 없는 한국도시 이상도 이하도 아닌,별 특색을 찾을 수 없는 도시라는 얘기다.

서울을 여러 예를 들어 편안한 도시가 아니라는 그의 결론은 대구에도 해당하는 셈이다."한국인들이 빨리하는 것을 좋아하며 버스운전사나 택시운전사 등 모든 운전사들이 자신이 얼마나 빨리 다니는지 그리고 도로상에 누가 있는지 생각지도 않는다"고 했다. 한국인들은 겉만 그럴듯하게 빨리 하는 것을 좋아한다는 지적에 할말을 잃는다.

▲우리의 수준이 과연 이 정도라면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다. 교통문화 수준을 지적한 대목은 어느 정도 수긍이 간다. 우리가 버스·택시 등 대중교통수단의 속도를 우려할 지경이면 외국인에 비친 '빨리 달리기'는 가히 공포일게다.

안전에 대한 의식결여는외국인들로부터 가끔 지적받는 것이지만 이번은 너무 따갑다. 혹평도 어떻게 보면 애정의 산물(産物)이 아닌가 싶다. 다시 돌아보지 않고 외면하겠다는 결심이 서면 침묵하는 게 보편적인 일이다. 좋은 약은 쓰다는 옛말도 떠오른다.

최종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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