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사관 망명요청 묵살"

입력 2002-05-24 00:00:00

지난 17일 중국 베이징(北京) 주재 한국총영사관에 진입한 한 탈북자가 여러차례 한국으로의 망명을 요청했으나 영사관측으로부터 모두 거부당했다고 주장, 뒤늦게 물의를 빚고 있다.

23일 베이징 주재 한국 언론인들을 만나 자신을 인민군 장교 출신이라고 밝힌 탈북자 S(36)씨는 17일 총영사관내에 진입,3차례에 걸쳐 영사 면담을 요구하며 한국행을 요청했으나 영사와 직원이 모두 묵살했다며 20일 총영사관에 다시 전화를 걸어 항의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총영사관내에서 차례로 시간 간격을 두고 "북한에서 왔는데 망명 신청을 하러왔다. 영사를 만나겠다", "면담신청서를 쓰라는데 무슨 면담신청서냐. 망명 신청하러 왔다", "나는 망명하러 왔는데 여기서 못 나간다.

나를 가라는 것은 죽으라는 것과 같다"고 영사와 영사관 직원에게 모두 3차례에 걸쳐 말했다고 주장했다. S씨는 영사관측이 자신의 말을 일체 들으려 하지 않았고, 반강제적으로 끌어냈다고 주장했다.

지난 92년까지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호위하는 호위총국 산하 평양시 삼석구역 부대에 근무하다 제대했다고 밝힌 S씨는 96년 가족을 남겨두고 함경북도 종성의 두만강을 헤엄쳐 중국으로 건너왔다고 탈북과정을 밝혔다.

그는 96년 10월에도 산둥(山東)성 칭다오(靑島) 주재 총영사관에 들어가 한국 망명의사를 밝혔고 97년 10, 11월에는 한국대사관 직원을 베이징시내에서 만나 한국행을 요청했으나 모두 거절당했다고 말했다.

한편 주중 한국대사관은 23일 "탈북자 S씨가 당시 망명 의사를 밝히지 않았으며 반강제로 그를 끌어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대사관측은 "그가 스스로 총영사관을 떠났으며 20일 전화를 걸어와 한국행 망명의사를 처음 밝히면서 21일 또는 22일쯤 영사관을 찾아오겠다고 말했으나 나타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정리=서종철기자 kyo425@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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