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 벤처농업 삼총사

입력 2002-05-23 14:01:00

(주)고려닭, 동그라미농장, 케이알이공닷컴은 문경지역의 벤처산업 삼총사로 불린다. 벤처산업과는 거리가 먼듯한 농촌지역에서 벤처기업의 꿈을 키워가고 있는 것이들 업체는 문경대학 창업보육센터에 함께 입주해 경북도의 벤처기업 인증과 벤처기업 육성 업체인 KTP의 지원을 받고 있다.

◈신욱현씨

◆고려닭(대표 신욱현)은 토종닭의 우량 유전인자를 개발, 추출한 인자에다 문경 토종닭의 인자를 혼합해 고유 혈통을 개발했다.

일반 육계에 비해 지방질과 콜레스테롤이 적고 단백질이 많은 것이 특징으로 비육이 잘 되지 않아 쫄깃쫄깃한 맛이 일품으로 알려져 있다.

이 업체는 특허청의 상표 등록을 받아 올해부터 상품화에 나섰는데 큰 닭 한마리에 상황버섯·엄나무·찹쌀 등을 넣어 진공포장, 가정에서 손쉽게 요리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올해 10만마리를 생산하고 닭고기 가공공장 설립을 추진키로 했는데 홈쇼핑 업체와 이미 판매계약을 체결했고 대도시 백화점에도 납품 예정에 있다.

내년에는 40만마리 이상을 생산하며 해외동포들도 토종닭의 진미를 맛볼 수 있게끔 통조림이나 팩으로 상품화해 일본·미국 등지에 수출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

◈유욱하씨

◆동그라미 곤충농장(대표 유욱하·46)은 친환경농업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시점에서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한다는 발상으로 천적 연구를 시작했다.

농작물에 치명적인 응애·진딧물·총채벌레·온실가루이·굴파리 등 5대 해충의 천적을 이용한 농사를 조만간 보편화시키겠다는 것.

사과 '응애' 피해를 없애기 위해 천적인 '긴털이리응애'를 이용한 시범방제 사업은 벌써 2년째 진행되고 있다.

천적을 이용해 농사를 지으면 농약을 사용하지 않아도 되는 만큼 무공해 농업이 가능, 농업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농약이 차지하는 시장 규모는 연간 1조원을 상회하고 있어 이 농장의 천적이 향후 농약시장을 10%만 잠식해도 연간 1천억원 시장을 차지한다는 계산이다.

대표 유씨는 "천적 개발에 머물지 않고 나비와 벌 등 우리나라 고유의 곤충을 되살리고 멸종 위기에 몰린 쇠똥구리 등을 복원하는데도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이광래씨

◆케이알이공닷컴(대표 이광래)의 원격사육농장이 문을 연 것은 지난해 11월. 정보의 황무지인 농촌과 정서의 황무지인 도시를 인터넷이란 새로운 쟁기로 이어준 획기적인 일이었다.

도시에서 자신의 인터넷 계정에 해당하는 살아 있는 식물과 어류, 애완동물에게 물·사료·약품 등을 직접 주면서 생육상태와 건강상태까지 확인하는 것.

서울에 사는 직장인 ㄱ(27·여)씨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인터넷에 접속, 자신이 키우는 토끼에게 마우스 클릭만으로 사료와 물주기를 한다.

한번도 농장에 가본 적이 없지만 인터넷 동영상이 자신만의 농장을 비쳐줘 토끼를 살피게한다.

컴퓨터 안에 농장 하나를 갖고 원격사육을 하고 있는 것이다. 회원들은 토끼·토종닭·오리·상황버섯 등을 한달 1만~8만원의 회비를 내고 직접 키우고 있다.

도시인들이 안방이나 직장에서 자기 농장을 갖고 동·식물을 사육하는 기쁨을 맛보는 것이다.

문경·윤상호기자 younsh@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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