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후유증 우려되는 銀行 '週5일제'

입력 2002-05-23 00:00:00

금융권의 노사(勞使)가 오는 7월부터 '주(週)5일 근무제' 도입을 사실상 타결함에 따라 금융권은 물론 우리나라 산업 전반에 걸친 적지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은행이 매주 토요일을 쉬게 되면서 일반기업 특히 대기업을 중심으로 이 제도의 도입이 급물살을 탈것으로 보인다.

우선 이 제도는 국민들의 생활에 큰 변화요인이다. 무엇보다 '일과 여가'에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까지의 '생산제일주의' 가치가 '삶의 질'을 우선하는 쪽으로 옮겨가고 관광산업 등의 인력수요가 크게 늘어나 인력시장의 조정도 예측할 수 있다.

주5일제는 세계적인 추세다. 그러나 시행시기에 대한 논란과 함께 도입이후의 후유증을 우려한다. 노동생산성 저하로 인한 중소기업 경영압박이나 경쟁력 약화가 가져올 성장잠재력의 저하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근로자 사이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도 우려하는 대목이다. 대기업 등 협상력이 강한 사업장과 중소 영세사업장간에 불균형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기형적인 5일제'도 걱정거리다. 노사정위원회의 합의 실패에 따라 단위사업장별로 '주5일제 도입' 여부를 결정하게 돼있다. 단순하게 연간 토요일 휴무 26일이 보태져 휴가일수가 크게 늘어나면 단체협상 타결이후에도 기업주 반발 등 부작용은 불을 보듯 뻔하다. 물론 현행 근로기준법 테두리안에서 '주5일제'를 시행해야 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노동현장의 초법적 관행을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정부는 급물살을 탈 '주5일제'의 모델제시를 서둘러야 한다. 5월초 노사정위원회 합의 도출이 사실상 물 건너간 후 지침 마련을 발표하고도 아직까지 아무런 조치도 없다. 직무유기로 볼 수 있다. 휴가일수 조정이랄지 근로형태 등 가이드라인을 빨리 제시해야 노사 마찰이나 혼란 등을 최소화할 수 있다.

은행 주5일제 시행은 은행거래관행에 큰 변화를 줄것이다. 일반인들의 피해나 수출 등 기업활동에 차질이 없도록 금융권 노사가 충분한 준비를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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