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테러보고서를 통해 이란을 최악의 테러 지원국으로 지목한 가운데 이란 의회가 20여년만에 처음으로 대미(對美) 관계개선 전망을 논의해 미-이란 관계 개선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이란의 변화=이란의 엘라헤 콜라이 의원은 21일 AP통신과의 회견에서 "이란 의원들과 중진 정치인들이 의회 국가안보·대외정책위원회 비공개회의에 참석, 양국관계에 관한 '전문적 견해'를 청취했다"고 밝혔다.
이 위원회 위원이자 테헤란 대학 교수인 콜라이 의원은 "이번 모임은 전반적 양국 관계의 좌표를 분명히 하기 위한 토론의 시작에 불과하다"면서 "이번 논의가 이란과 미국이 모두 부인하고 있는 양국 관리들간의 비밀회담설과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이슬람 정부내에 강경파와 개혁파가 대립하고 있는 이란에서 대미관계 개선문제는 여전히 골치아픈 문제다. 대미 강경파는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만이 유일하게 대미관계를 결정할 권한을 갖는다는 입장인 반면, 개혁세력은 이 문제를 국민투표로 결정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하메네이는 대미관계 개선을 거부하고 있으나 개혁파인 모하마드 하타미 대통령은 지난 달 "만약 미국의 언행이 바뀐다면, 양국 관계가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국 관계는 지난 1979년 이란의 이슬람 혁명에 뒤이어 이슬람 학생들이 테헤란 주재 미국 대사관에 난입, 장기 점거한 뒤 단절됐다.
◇미국의 입장=미국의 테러보고서는 21일 이란이 반(反)이스라엘 테러단체들에 대해 대규모 지원을 계속해 최악의 테러지원국으로 꼽혔다고 밝혔다.
이날 발표된 연례 '국제 테러 유형 보고서: 2001년판'은 미국에 대한 미증유의 9.11테러를 포함, 지난 해 테러 건수는 지난 2000년의 426건에서 감소했지만 희생자는 409명에서 3천547명으로 급증한 '사상 최악의 테러의 해'였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이와 함께 이란이 걸프지역과 아프리카, 터키, 중앙아시아 등지의 테러단체들에 대한 지원을 줄였다고 적시하면서도 중동평화에 반대하는 헤즈볼라와 하마스, 이슬람 지하드, 팔레스타인인민전선(PFLP) 등 극렬 테러단체들을 지원하고 이란혁명수비군과 정보.보안부가 다양한 테러계획에 가담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보고서는 미국의 전투기가 아프간 전쟁에서 격추됐을 당시 이란이 미국에 대한 지원을 제공했다고 강조해 이란측의 대미관계 개선 움직임에 화답을 보냈다.
정리=조영창 기자 cyc1@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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