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식품.보험회사 등의 대리점, 영업소에서 맹활약하던 '아줌마부대'가 다단계업체로 대거 이탈, 관련업계가 일손을 구하지 못해 존폐기로에 서는 경우가 급격히 늘고있다.
또 다단계가 확산되면서 기존의 화장품, 우유, 요구르트 업계 등에서도 실적에 따라 성과금과 지위를 높여주는 다단계 영업방식을 가미, 직판 형태의 '신(新)방문판매 체제'가 급속히 전파되고 있다.
대구의 ㄷ보험 한 영업소는 하루가 다르게 줄어드는 주부 보험설계사 때문에 골치를 앓고 있다. IMF이후 퇴사한 간부들이 다단계 관련회사로 빠져 나가면서 과거의 인맥을 바탕으로 유능한 설계사들을 속속 끌어가기 때문.
영업소 관계자는 "2년전 400명에 달하던 설계사가 지금은 절반으로 줄었다"고 말했다.
건강보조식품, 화장품 등을 판매하는 모 제약사 대리점 대표 박모(48)씨도 해가 갈수록 주부 영업사원이 줄어들어 가게 문을 닫아야 할 처지다. 30명에 달했던 주부 영업사원들이 2년새 고작 2명으로 줄어든 것.
박씨는 "개인 수당을 물건값의 30%에서 50%로 올려봤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며 "실적에 따라 성과금과 지위가 올라가는 신방판체제가 보편화되면서 주부영업사원들의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직판형태의 신방판체제는 판매원 전원을 '소사장'으로 임명해 사업운영의 전권을 판매원에게 부여하는 방식. 본사가 직접 판매수수료를 지급하고 실적을 물품판매와 '식구모집' 두 부분으로 나눠 실적에 따라 성과금과 지위를 올려준다는 점에서 다단계 영업 방식과 유사한 점이 많다.
ㅎ화장품 판매사원으로 일하는 주부 이모(33)씨는 "신방판 체제에서는 개개인이 독립적 사업권을 가지는 데다 본인이 대리점을 운영하지않아 많은 돈이 들어가지 않고 평사원, 팀장을 거쳐 지부장까지만 오르면 회사에서 사무실도 내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신방판 체제에서도 다단계와 마찬가지로 하위모집자일수록 실적을 올리기가 어렵다"며 "사람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과포화상태가 돼 각종 부작용이 속출할 가능성이 많다"고 지적했다.
이상준기자 all4you@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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