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몸은
물에 닿으면 반드시 녹는다
그러나
젖은 제 몸의 향기를 지극히
사랑하는 까닭에
한 순간의 生이
뜬 금 없는 거품일지라도
오래 전
세상 눈뜨기 전부터 키워온
제 몸의 향기를
흐르는 물에
아낌없이 게워낼 줄을 안다
-강초선 '흐르는 물에 향기를- 비누'
물에 녹는 비누를 제 몸을 깎아 세상에 향기를 보내는 헌신에 비유한 발상이 재미있다. 그것이 비록 한 순간의 뜬 금없는 거품일지라도 자신의 몸을 태워 세상에 등을 밝히는 이들이 많다.
어제가 초파일이었다. 이 시의 논리대로라면 사찰마당에 매달린 연등도 비누이고 부처도 비누이고 예수도 비누이다. 그래서 나도 비누가 되고싶다.
김용락〈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