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크 문화월드컵-(10)한국인의 솜씨전

입력 2002-05-20 14: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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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아한 음률을 머금은 거문고, 텅빈 가득함을 일깨워 주는 찻사발, 소박한 실용미가 배어나는 소반, 종요로운 여인네의 마음밭을 상징하는 반짇고리, 유월의 다락논처럼 곱고 애달픈 조각보, 내면의 불을 지혜롭게 밝혀주는 연등, 그리고 누비.반닫이.칠기.화로.부적.먹과 벼루….

지난해 우리 고유의 정서와 삶의 모습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민속공예품과 생활용품을 소개한 '한국인의 솜씨'란 책(문화관광부 우수도서 선정)을펴낸 손영학(38.경북대 대학원 인류학 전공)씨가 책 속의 작품들을 전시장에서 선보인다.

오는 29일부터 6월 10일까지 대백프라자 10층 갤러리에서 열리는 '한국인의 솜씨전'에는 손씨가 여러 박물관과 각 분야의 공예가.소장자들의 협조를 얻어 출품한 500여점의 전통 수공예품과 장인들의 작품이 전시된다.

그곳에는 따뜻하면서도 아름다운 조형미가 있고, 공들여 한가닥 한가닥 새겨넣은 장인정신과 무상한 삶의 편린들이 내재돼 있을 것 같다. 가까이에 있어 귀한 줄 몰랐던, 스스로를 과시하지 않지만 우리 삶을 기름지게 가꿔온 그런 것들이 아닌가.

책에 소개된 품목 위주로 시대별.모양새별.쓰임새별로 다양한 모습으로 등장할 전시품들. 거기에 담긴 선조들의 고아한 생활의 향기와 옛 여인네들의 섬세한손길과 넌지시 눈 맞추다 보면 장인들과 함께 속깊은 마음을 나눌 시간도 간간이 얻을 수 있다.

김영순(대구시립국악단 수석)씨의 거문고 연주(5월29일 오후6시), 김현희(대한민국 자수명장)씨의 조각보 설명(5월31일 오후2시),김지희 교수(대구가톨릭대 공예과)의 연지재현(6월5일 오후3시), 전영일 전통등연구회장의 연등 만들기(6월6일 오전 11시30분), 취운향당 승혜 스님 제자의 향 이야기(6월7일 오후2시), 놀이연구가 이상호씨의 전통놀이 시연(6월1.2.8.9일 오전11시.오후5시)이 전시회에 생명력을 보태준다. 053)420-8013.

조향래기자 swordj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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