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회복으로 일자리가 점차 늘고 있는 가운데 기존의 일터를 떠나 새 직장을 찾는 '자발적 실업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이는 최근 기업들이 신입사원보다 경력직 채용을 늘리면서 재직자들의 취업기회가 늘어나는 현상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취업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대구 북부고용안정센터에 따르면 올 1/4분기 대구.경북지역의 고용보험(취업과 동시에 의무가입해야하는 법정사회보험) 자격상실자는 지난 해 같은기간의 7만5천290명보다 6% 증가한 7만9천873명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 3월 대구.경북지역의 고용보험 자격상실자는 3만1천408명을 기록, 경기침체로 '비자발적 실업'이 주류를 이뤘던 지난해 8월 2만9천198명(연중 최대치)보다 오히려 많았다.
북부고용안정센터 한 관계자는 "올들어 고용보험 상실자 증가세가 뚜렷하다"며 "일자리가 늘어난데다 경력직 채용이 늘면서 조건이 좋은 일자리를 찾는 이직자가 늘어난 것이 큰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한국노동연구원이 최근 국내 30대 기업과 공기업, 은행 등 주요기업의 외환위기 전후 고용시장 변화를 분석한 결과, 경력직의 채용 비율은 96년 26.2%에서 97년 28.6%, 99년 39%로 늘어난데 이어 지난 해에는 57.3%로 급증했다.
기업들의 경력직 채용 선호와 관련 전경련이 최근 기업체를 상대로 조사한 결과에서도 '신규졸업자들의 실무지식 부족(61.1%)'이 경력직 채용으로 전환하는 가장 큰 이유였고 그 다음은 '교육훈련비용 부담(25.4%)'이었다.
온라인 채용정보업체 한 관계자는 "올해 취업공고를 내는 기업의 70%가량이 경력직 채용을 원하고 있다"며 "외환위기 이후 계속된 '비자발적 실업'이 수그러들고 올해부터 '자발적 실업'이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경철기자 koala@i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