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野 국회 院구성 '신경전'

입력 2002-05-20 00:00:00

한나라당 이규택 총무 선출을 계기로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20일 상견례를 갖고 16대 국회의 후반기 원(院) 구성에 대한 본격적인 협상에 나섰다.

그러나 국회의장단과 상임위원장단 배분을 둘러싼 3당간의 입장이 첨예하게 맞서 오는 25일의 법정시한까지 하반기 국회를 구성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국회법상 이만섭 의장을 비롯한 현 의장단의 임기는 오는 29일로 끝나고 국회는 25일까지 후임 의장단을 선출해야 한다. 3당이 원 구성에 합의하지 못할 경우 국회는 30일부터 본회의도 열지 못하는 '개점휴업'상태가 될 가능성이 높다.

한나라당은 김대중 대통령의 탈당으로 집권여당이 사라진 만큼 국회의장은 제1당이 차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 운영위원장을 비롯한 상임위원장단 배분도 16대 국회 전반기 때와는 달라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신임 이규택 총무는 "다수당인 한나라당이 국회의장과 운영위원장을 맡는다는 것이 기본 전제"라며 "상임위원장도 의석수에 따라 배정하면 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원내 제2당이지만 '정책여당'이라는 논리를 내세우면서 "관례에 따라 배정하면 된다"며 국회의장직을 넘겨줄 수 없다는 방침이다. 민주당은 이같은 입장에서 이날 오전 한화갑 대표와 김원길 총장 등 당 3역이 모두 참여하는 확대 원내대책회의와 의원총회를 잇따라 열어 원 구성대책을 논의했다.

자민련은 기본적으로는 부의장 1석과 특위를 비롯한 3석의 상임위원장 자리가 보장돼야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함석재 의원의 탈당 이후 한나라당이 주도하는 원 구성에는 협조하지 않겠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이처럼 하반기 원구성의 쟁점은 국회의장과 부의장 등 의장단 구성문제, 상임위원장단 배분, 운영위원장 자리다.

이만섭 의장은 "국회법 개정으로 의장이 당적을 갖지않게된 만큼, 국회법 정신을 살리기 위해서라도 각 당이 후보를 내지말고 의원들의 자유투표로 의장을 뽑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이미 의장단 후보를 내정한 한나라당이나 민주당은 이 의장의 주장에 전혀 귀를 기울이지않고 있다. 이 의장의 연임 포석이라는 것이다.

한나라당에서는 의장 후보에 박관용 전 총재권한대행이 내정됐고 부의장 후보에는 정창화 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김영배·조순형 의원이 거명되고 있다.

○...상임위원장 배분과 관련, 한나라당은 16대 국회 출범시 한나라당과 민주당, 자민련이 9대 7대 1의 상임위원장 배분은 유지하더라도 운영위와 예결특위는 당연히 한나라당이 차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민주당은 '실질적인' 집권당이라며 운영위원장을 비롯한 예결특위, 국방, 행자, 정보위 등 주요 상임위원장을 계속 유지해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재경위원장에는 한나라당 박종근·김동욱 의원, 통외통위원장엔 유흥수, 보건복지위원장에는 전용원, 예결위원장에는 윤영탁·이강두 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또 산업자원위와 국방위원장에는 민주당 장재식·장영달 의원 등이 거명되고 있다.

서명수기자 diderot@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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