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TV극장(일요일)

냐약한 정의 지적한 법정극

0..거짓과 진실(EBS 오후 2시) 크리스티앙-자크 감독, 마리나 블라디.비르나 리시.피에르 브라쇠르.부르빌 주연 (1962년작) 변호사의 현란한 웅변술 앞에 무너지는 정의의 나약함을 날카롭게 지적한 법정 드라마. 배우들의 연기 감상이 관람 포인트.

아름다운 악역을 맡았던 마리나 블라디는 칸느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배우며 영화 '여왕 마고'에서 이자벨 아자니의 냉혹한 어머니,카트린느 왕비로 열연하여 '94년 칸느 영화제에서 심사위원상과 함께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비르나 리시의 젊은 시절 모습도 볼 수 있다. 병상에 누운 갑부 폴 뒤프레가 어느 날 밤, 그의 간병을 맡은 간호사 지나 비앙키가 평소대로 취침 전 놓은 주사를 맞고 사망한다.

때마침 귀가한 부인,카트린 뒤프레가 그녀를 살인 용의자로 몰고 변호사이자 애인인 카시디 변호사를 부른다. 살인 혐의로 구속된 지나. 과연 그녀의 무죄는 밝혀질 수 있을까? 예심판사인 알베르 고데는 피고와 증인, 주변 인물들의 증언과 증거를 수집하는데, 피고인 지나에게 극히 불리한 상황임을 알게 된다. 지나는폴 뒤프레의 애인이었고, 그가 죽기 3일 전에 다시 쓴 유언장도 그녀가 조작한 것으로 밝혀진 것이다.

어머니를 찾아 떠나는 길

0..화엄경(KBS1 밤 11시20분) 장선우 감독, 오태경.이혜영.원미경 .신현준 출연(1993년작)난해한 불경을 소설로 바꿔써 베스트셀러가 된 고은의 '화엄경'을 영화화한 작품으로, 길에 살면서 53명의 스승을 만나고, 깨달음을 얻어 부처가 되는 어린 나그네 선재를 영화에서는 자신을 버린 어머니를 찾아나서는 고아로 탈바꿈시켰다.

1년여에 가까운 기간 동안 전국 곳곳을 찾아다니며촬영했다고 한다. 현실과 우화가 서로 배어있는, 난해하고 관념적인 영화다. 제32회 대종상 감독상 수상. 갓난아기 때 길가에 버려진 선재는 전과자 문수에게 발견되어 정성스럽게 키워진다. 선재를 주운 후 개심하여 넝마주의로 살아가던 문수가 사고로 죽자 선재는 아버지를 화장할 때 만난 소녀 이련의 같이 살자는 권유를 물리치고 자신을 버린 어머니를 찾아 길을 떠난다.

요리 가문 부활 꿈꾸며…

0..음식남녀 2(MBC 밤 12시35분) 이국립 감독, 오천련.진소춘.랑웅 주연 (1999년작) '음식남녀'가 상실된 전통이라는 틀 위에 해체일로를 겪는 가족사를 그렸다면 '음식남녀 2'는 눈을 즐겁게 하는 풍성한 이벤트를 준비한 희극이다.대만에서 홍콩으로 자리를 옮긴 탓에 좀더 가볍다. 뿔뿔이 흩어져 있던 요리사 가문의 후예들이 마음을 다잡고 전통요리를 부활시키기 위해 분투한다.연애담도 살짝 곁들인다.

요리에 일가견이 있는 주인공들이라 사랑도 산해진미를 통해 전달하고 맛을 음미한다. 1945년 항일 전쟁 직후 축제 분위기에도시 전체가 취해있는 상해. 최고의 음식점 매룡진에서는 승리 연회가 열린다.

준비된 요리는 모두 13가지로 '용봉사희 제림문'으로 완성되는데 용봉사희를담은 접시를 방진원의 아내가 깨게 되고 그로 인하여 매룡진의 명성은 쇠락하고 만다. 50년 후 상해. 매룡진의 명맥을 유지해오던 방진금에게 이랑이 찾아와명예를 되찾는데 필요한 돈은 모두 자신이 투자하겠다고 이야기한다.

부조리.허무한 삶 그려

0..초록물고기(TBC 밤 11시40분) 이창동 감독, 한석규.심혜진.문성근 주연 (1997년작)명계남, 여균동, 문성근이 뜻을 모아 설립한 '이스트 필름'의 창립 작품으로 암흑가의 부조리하고 허무한 삶을 그린 수작이다.

밑바닥 삶을 헤치고 올라온 폭력배 보스 문성근, 덧없는 운명의 질곡에 쓰러져가는 한석규, 그리고 배태곤의 정부이자 막동을 사랑하는 심혜진, 이 세 명의 배우가 통상의 이미지를 뛰어넘는 역을 소화해내는 연기를 재미있게 볼 수 있는 기회다. 각종 영화제에서 받은 상이 이 영화의 작품성을 말해 준다.

막 제대하고 고향행 기차에 오른 막동이 우연히 기차 안에서 미애를 만나고 그녀의 장미빛 스카프를 줍게 된다. 막동은 일자리를 구하러 나서고, 그러다가 우연히 한 나이트 클럽에서 노래를 부르는 미애와 재회한다. 미애는 정부이자 조직 폭력배 보스인 배태곤을 통해 막동의 일자리를 마련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