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뻐지고 싶은 열망은 여성들의 바뀌지 않는 화두(話頭)이리라. 하지만 미에 대한 관념이나 기준은 시대나 문화권에 따라 달라져 왔다.
중국 한나라 때의 미인 조비연(趙飛燕)은 춤추는 자태가 날아가는 제비 같았다 하나, 당나라 미녀의 대명사인 양귀비(楊貴妃)는 몸매에볼륨감이 넘치는 비만형으로 분류된다.
우리의 경우, 조선조엔 키와 젖가슴이 작고 허리가 잘룩하며 목이 길어야 미인으로 여겨졌다. 미인도(美人圖)를 보면 대개 얼굴은 달걀형으로 갸름하고 눈·코가 작으며 눈썹은 초승달과 같다.
▲그러나 요즘은 어떤가. 오뚝하고 날카로운 콧날, 쌍꺼풀 진 거다란 눈, 갸름한 턱, 조금 두터운 입술이라야 한다. 몸매의 기준은 더욱 달라졌다. 다리가 길고 몸은 깡말랐으며 가슴이 풍만해야 시쳇말로 '쭉쭉빵빵' 미인이란다. 적절한 비만이 부(富)의 상징이던 반세기 전 미스 코리아도 이젠 '저리 가라'다. 서양 위주의 가치관과 서구식 미의식이 파급된 결과일 것이다.
▲요즘 여성들은 그런 추세 때문에 다이어트를 해야 한다는 강박감에 시달리고 있는 듯 하다. 갖가지 몸매 가꾸기 방법이 나오고, 그 시장도 날이 갈수록 다채로워지고 있다. 심지어 지극히 정상적인 몸무게인데도 더 빼야 한다는 생각을 하는 여성들과 날씬한 몸매를못 따라가 열등감에 빠져 있는 여성들이 너무나 많은 모양이다. 이 때문에 적지 않은 여성들은 많은 시간과 돈을 투자해 보기도 하지만 효과는그렇게 신통하지 않다고들 한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여고생의 절반 정도가 무리한 다이어트와 영양 불균형으로 빈혈 증세를 보인다고 한다. 한 혈액원은 여고생의50% 가량이 혈액 중 혈색소(헤모글로빈) 수치가 낮아 헌혈을 할 수 없을 정도이며, 이 같은 추세는 전국적인 현상일 것이라고 추정했다.또 한 혈액원은 지난 1월부터 4월까지 여성 헌혈 지원자 3만267명 가운데 1만3천266명이나 부적격 판정을 받았고, 이들 중 80.4%가 혈액소 기준 미달로 조사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여성들이 다이어트 때문에 철분이 풍부한 음식을 충분히 섭취하지 않아 빈혈 환자가 급증하고 있으며, 거식증 등으로 건강을 잃는 경우도 적지 않다 한다. 더구나 학생들의 빈혈은 두통·집중력 저하 등을 불러 학업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요즘 여성 취업 현장마저 능력보다 용모와 신장을 본다면 큰 문제다. 여론 매체들이 이런 분위기를 부추기고 있다면 자성해야 한다. 진정한아름다움은 무르익은 심성에서 나오는 게 아닐까. 이젠 내면의 아름다움을 가꾸는 열풍이 전 사회적으로 일어났으면 한다.
이태수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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