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삼성)과 송지만(한화), 두 홈런 타자의 정면대결 열기가 너무 뜨거웠던 탓일까? 격돌 직전 달아오른 열기를 식히려는 듯 대지를 적신 비는 긴장감 넘치는 승부의 드라마를 하루 뒤로 늦췄다. 다른 구장에서 프로야구 경기가 펼쳐진 17일 대전구장에는 비가 내려 삼성과 한화의 경기는 순연됐다.
예년보다 빠른 페이스로 홈런 16개를 기록, 공동 선두로 '홈런 경쟁'에 뛰어든 이승엽과 송지만은 산술적으로 올 시즌 59, 60개의 홈런을 날릴 수 있어 지난 99년 이승엽의 아시아 타이기록(54개)을 깰 수 있을지 주목된다. 타격 특징이 구분되며 장점도 다른 이 걸출한 슬러거들이 투수들의 심한 견제 속에서 홈런 신기록을 세울 수 있을 것인지, 또 누가 홈런왕이 될 것인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승엽은 좌타자이지만 좌완, 우완 투수를 가리지 않으며 구질에 상관없이 자유자재로 밀고 당기는 정교한 타격이 강점. 지난 16일 롯데와의 대구 연속경기 1차전에서 좌완 이명우의 몸쪽 직구를 당겨 우월 2점홈런을 터뜨린 뒤 2차전에선 우완 임경완의 바깥쪽 직구를 중심이 뒤로 빠진 채로 밀어 좌월 1점홈런을 날린 것이 좋은 예다.
특히 올 시즌 오른 발을 들던 종래의 타격자세를 버리고 양 발을 땅에 붙인 타격자세로 바꾼 것이 성공, 안정감도 높아졌다. 이를 바탕으로 16개의 홈런 중 우월홈런 3개, 중월홈런 6개, 좌월홈런 7개를 기록, 밀어쳐 만든 홈런이 가장 많으며 우완투수 상대 10홈런, 좌완투수 상대 6홈런으로 좌·우완이 별 의미가 없었다. 타격기술이 뛰어나지 않고서는 나올 수 없는 수치이며 이승엽의 '홈런 경쟁력'을 말해주는 대목이다.
한 해 평균 20개 내외의 홈런을 치다 지난 2000년 32개의 홈런을 기록, '1등급 홈런타자'로 올라선 송지만은 간결하면서도 빠른 스윙이 인상적. 말을 탄 듯한 기마자세로 서 있다 순식간에 배트가 돌아가며 때려내는 홈런은 폭발력이 크다.
미국의 마크 맥과이어를 연상케 하는 그의 타격자세와 홈런은 파워와 순발력의 결합체이다. 강도높은 웨이트트레이닝으로 힘을 길렀고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 부상을 당한 이후 근순발력을 높이는 훈련에 치중, 올 시즌 우즈(두산)를 밀어내고 이승엽의 경쟁자로 우뚝 섰다. 특히 그는 타격 집중력이 뛰어나 상대 투수의 공이 조금이라도 예리함이 떨어질 경우 여지없이 큰 타구를 만든다.
김지석기자 jise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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