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축구다
한국 축구는 '3S(Speed, Spirit, Stamina) 스포츠'이다. 한마디로 깡과 체력으로 한다는 것. 현직 스포츠 기자인 저자는 한국 축구에 대해 냉정한 진단을 한다. "아마 한국은 잘해야 1무2패 정도 할 것이다".
그리고 '16강 진출'을 떠들고 있는 언론을 향해 뼈있는 지적을 한다. "어렵다는 것은 기자들이 더 잘 알고 있지 않나". 그는 한국 축구가 국민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수준이 한참 낮다는 것이다. 외국인들은 상상력이 없는 한국 축구를 빗대어 '로봇축구'라고 부른다.
한국 축구는 왜 이런 비판에서 벗어날 수 없을까. 저자는 월드컵은 한국민의 응원을 하나로 모으고, 우리에 대한 국민적 반성과 희망을 얻을 수 있는 장이 돼야 한다고 조언한다.(김화성/지식공작소/7천500원)
◈길위에서 듣는 그리스 로마신화
신화의 현재적 의의에 대한 문제의식을 명쾌하게 풀어낸 신화에세이. 신화 속 이야기들을 자세히 해설하는데 주력한 기존의 신화서들과 달리, 이 책은 우리 시대의 문화현상들에서 신화의 흔적을 찾아내 그 의미를 거슬러 올라가는 '신화 읽기'의 새로운 패턴을 보여준다.
이를 위해 그는 한국은 물론 유럽 여행 중 경험한 에피소드와 자료 사진들을 총동원했다. 서울 신세계백화점의 외부장식과 파리 과일가게의 밑 뚫린 바구니에서 풍요의 뿔 '코르누코피아'와의 연관성을 읽어내는 점 등에서 나타나는 통찰력은 저자의 신화 연구가로서의 수준을 가늠케 한다.(이윤기/작가정신/1만2천원)
◈예술과 과학
"예술과 과학은 역사적으로 어떻게 상호작용을 해 왔을까. 과연 과학은 예술의 발달에 어떤 기여를 했는가, 아니면 어떤 해악을 끼쳤나".일반적으로 상호 이율 배반적이거나 대립적인 것으로 이해돼 온 예술과 과학의 융합을 통한 미학적 화학반응에 대해 정교하게 탐구한 텍스트이다.
유네스코의 학제간 문화연구 프로그램의 하나로 처음 출간된 이 책은 지난 수세기 동안 인간이 이뤄낸 최고의 업적들을 저자 특유의 미학적 성찰로 우아하게 한 자리에 엮어 놓았다. 그림 한 폭, 조각 한 점, 건축물 하나 속에 얼마나 많은 과학이 감추어져 있는지를 설명한다.(엘리안 스트로스베르/을유문화사/2만5천원)
◈고구려 건국사
독창적인 연구성과, 대중적인 문체로 주목받고 있는 저자는 주몽신화를 학문적 바탕에서 그 시대상과 함께 복원하려는 노력을 담아냈다. 주몽신화의 역사상 복원은 원래 설화나 신화가 민중들의 것인만큼 메마른 사료의 나열식 서술이 아닌 이야기식 서술 방법을 택했다.
이 책은 우리 신화 가운데 비교적 흔적이 많이 남아있는 편인 고구려의 건국신화(주몽신화)를 그 시대상의 연구와 더불어 신화 자체를 복원해 민족문화의 기본 자료로서 회복케 하려는 의도에서 저술됐다.
일본 학자들에 의해 조작된 것으로 규명된 주몽신화와 전설의 시대로서 그 실재성이 철저히 부정된 신화의 현장이었던 고구려 초기 역사를 되찾는 기회를 갖게 된다.(김기홍/창작과비평사/9천500원)
김교영기자 kimky@i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