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경제는 내수경기를 중심으로 한 경기회복으로 상장회사들의 순익이 167%나 급증하는 등 장밋빛 일색이다. 그러나 한풀 벗기고 보면 그렇지만도 않은 것이 사실이다.
우선 미시적 전망으로, 삼성경제연구소가 '최근 경기흐름과 향후 전망'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발표한 것처럼 올해는 6%대의 성장이 가능하겠지만 인위적 경기부양의 후유증으로 내년은 경기가 크게 나빠질 우려가 있다고 경고가 있다. 이는 98년 재정확대와 금리인하 효과로 99년 경기가 좋아졌다가 2000년 경기부양책의 부작용으로 침체에 빠졌던 과거 사이클을 반복할 가능성이 높다는 풀이다.
거시적 전망 역시 우리 경제는 어둡고 불투명하다. 대한상의가 220개 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생산거점 이전상황'을 보면 67.6%가 이미 옮겼거나 옮길 계획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는 것은 4~5년 안에 우리나라는 제조업 공동화(空洞化)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얼마 전 LG경제연구소에서도 같은 예상이 나왔었다.
이는 결국 미국이 70, 80년대의 산업 공동화로 경제가 위기를 맞았고, 일본이 90년대의 공동화로 지금 위기를 맞고 있는 것을 보면 공동화의 후유증은 얼마나 심각한 것인가를 짐작할 수 있다. 다행히 미국은 IT(정보기술)산업이 공동화의 빈자리를 메꾸어 극복했지만 일본은 대체 전략산업을 육성하지 못해 고전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 역시 전략산업 개발 전망이 밝지 않다.
그렇다고 우리의 기술수준이 높은 것도 아니다. 한국산업기술평가원이 작성한 '국내 산업기술 수준조사' 보고서를 보면 우리의 산업기술수준은 세계최고 기술국의 72.1%에 그치고 있다. 특히 우리가 육성 중인 IT, BT(생명기술)등 5대 전략산업은 66% 수준이다. 게다가 ST(항공우주기술)분야에서는 세계 생산기지로 떠오르고 있는 중국에마저 4~5년 뒤져있다. 미리 대비하지 않으면 안 되는 우리경제의 어두운 그림자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