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전용로 '애물도로'

입력 2002-05-13 00:00:00

자전거 교통분담률을 높이고 도시환경보전 등을 위해 대구시가 추진중인 자전거 도로가 도로 연결성, 안전성, 도심접근성 등 도로설치 기본원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아 무용지물이 되고 있는가 하면 일부는 불법 주차공간으로 이용되는 등 관리마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았다.

대구시는 지난 95년 7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243억여원을 들여 총 176.1km의 자전거 도로를 설치했다. 시는 또 2010년까지 사업비 596억여원을 들여 298개노선 총 560km 연장을 목표로 현재 북구 검단동 등 3개노선에 10억원(6km)을 들여 자전거 도로를 설치중이다.

설치된 자전거 도로 141개 노선중 137개 노선 154.7km에 이르는 구간이 자전거·보행자 겸용도로로 설치됐고 자전거 통행만 가능한 전용도로는 신천 및 금호강 둔치 등 4개 노선 21.4km뿐이다.

겸용도로의 경우 보도위 일정구간을 색상, 재질 등으로 구분하거나 선을 긋는 방식으로 설치돼 있다. 그러나 막대한 예산을 들인 자전거 도로가 도로구조나 여건 등을 고려하지 않고 실적쌓기에 급급한 나머지 마구잡이로 설치돼 시민들이 이용을 외면하고 있는 실정이다.

중구 대구역~달성네거리 일대에 설치된 자전거 도로는 자전거 도로와 인도를 구분짓는 페인트 선이 지워져 구분이 쉽지않은데다 가로수, 가로등, 배전함 등에 막혀 지나다니기 어려운 상태다.

또 최근 인도 개·보수를 하면서 신설한 수성구 법원앞 자전거 도로의 경우 지그재그식으로 구획돼 있는데다 폭도 제각각으로 설치돼 있다. 특히 곳곳에 차량진입 방지석이 튀어나와 있어 이용에 불편을 주고 있다.

또 대부분의 자전거 도로가 인근 건물과 상가입주자 차량, 간판들로 주차장으로 변하고 있는가 하면 도로간 연계성이 부족해 이용자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이밖에 자전거 횡단로와 안전표지판, 안전펜스 등 교통사고를 막기 위한 시설도 턱없이 부족, 현실성 있는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자전거타기 운동본부 대구·경북지부 김종석 본부장은 "대중교통망과 연계한 대책마련도 없이 전시성 자전거도로 공사를 되풀이해 아까운 예산만 낭비하고 있다"며 "연계망 구축은 물론 포장재질에 이르기까지 실제 자전거 이용자의 입장을 고려한 개·보수를 실시,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최두성기자 dscho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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