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취록' 등장 당사자 반응

입력 2002-05-08 15:14:00

최규선씨가 육성 녹음테이프에서 거론한 청와대 관계자들은 "최씨의 주장은 사실과 다른 일방적 주장"이라며 한결같이 부인했다.박지원 비서실장은 7일 "검찰이 수사하고 있는 사안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일방적인 주장에 대해 일일이해명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고 말했다.

최씨에게 밀항을 권유했다고 최씨가 주장한 이만영 정무비서관은 "밀항의 밀자도 얘기한 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청와대가 최씨의 해외도피를 위해 대책회의를 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대책회의는 무슨 대책회의냐. 말이 안된다"며 "최성규 전 총경이 노인수 사정비서관을 만나러 왔다가 없어서 내 방에 3분 정도 있었던 것 뿐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최씨의 녹음테이프 내용을 기사화한 조선, 동아일보에 대해 각각 5억원의 손해배상을 제기해놓고 있다.김현섭 민정비서관도 "4월14일 각 언론이 '검찰이 최규선을 15일 출두토록 통보했다'고 일제히 보도하자 최씨가 이날 전화를 걸어와(홍걸씨에게)수표 전달 운운하며 '검찰의 소환을 늦춰달라'는 요지의 요청을 했으나 '검찰의 소환은 청와대가 간여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거절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난 3월말 경실련 게시판에 최규선씨의 비리를 고발하는 내용의 글이 올랐는데 여기에 홍걸씨가 거론돼 사실확인 차원에서 최씨와 전화통화를 몇차례 했으나 한번도 직접 만난 적은 없다"고 밝혔다.최씨에게 돈을 받고 김 대통령의 일정을 흘려준 혐의로 물러난 이재만 전 대통령 수행비서도 "최씨에게 '6개월간 미국에 가 있으라'고했다는 최씨의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부인했다.

정경훈기자 jgh0316@imaeil.com

최규선 녹취록에 이름이 거론된 정치권 인사들은 7일 최씨의 녹취 내용을 부인, 반박하거나 해명했다.

▲이종찬 상임고문=(최씨가 지난 98년 자신에 대한 구속을 지시한 사람으로 당시 국정원장이던 이종찬 고문을 지목한 데 대해)"그런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이 고문의 한 측근도 "당시 그런 일이 있었다면 나도 알만한 위치에 있었는데 전혀 그런 일이 없다"고 일축했다.

▲김홍일 의원=(최성규 전 총경에겐 김홍일 의원이 후견인이라는 내용에 대해) "최성규씨가 친.인척 빙자 사기사건 등과 관련해 몇차례 찾아와 만난 적은 있지만 후견을 하고 말고 할 관계는 전혀 아니다"고 말했다.

▲정동영 고문측=(97년 12월20일 김대중 대통령 당선 직후 정동영 의원이 최씨를 불러 컨설턴트를 만나보라고 했다는 내용에 대해) "개연성이 없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최재승 국회 문화관광위원장=(98년 여름 최씨의 외자유치와 관련, 호텔에서 만나 외자유치 관련 최씨의 리베이트 소문 등을 얘기했다는 내용에 대해)"정확히 기억은 안나지만 최씨를 몇번 만난 적은 있어도 내가 그런 이야기를 한 적은 없다"고 부인했다.

▲한화갑 민주당 대표=(김 대통령 당선 직후 한화갑씨가 최씨를 불러 대림의 전무를 만나보라고 했다고 주장한 데 대해) "대선이후어느 자리에선가 많은사람이 모이는 자리에서 누군가가 '이 사람이 최규선'이라고 소개해 수인사를 나눈 적은 있으나 그 이후 최씨를다시 만난 적이 없다"며 "더욱이 나는 대림에 아는 사람도 없는데 대림 전무를 만나라고 했다는 게 무슨 말인지조차 모르겠다"고 일축했다.

▲김원기 상임고문=(김 대통령 당선 후 병보석으로 모 병원에 입원해있던 권노갑 전 고문에게 인사를 간 자리에서 김 의원이'IMF니 뭐니 그런 걸 맞고 이제는 세계화 시대가 돼서 최 보좌역 같은 사람이 앞장 서서 훨훨 나는 세상이 왔어요'라며 덕담을 해줬다고 주장한 데 대해) "최씨가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른다. 신문에 나와 알게 됐다. 절대 만난 적이 없다"며 "말이 될만한 사람은 다 (녹취록에)넣은모양이지..."라고 말했다.

▲박주선 의원=(박주선씨가 청와대 법무비서관 시절 나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에 반대해 검찰에서 영장이 기각돼 불구속 조사를받았다고 주장한 데 대해) "최씨와는 일면식이 없으며 어느 누구로부터도 최씨 관련 선처를 부탁받은 사실이 없고, 검찰에 최씨의 선처를부탁한 사실도 없다"고 부인했다.

▲이강래 의원=(마이클 잭슨 사건과 관련, 김세옥 당시 경찰청장에게 최씨를 구속시키라고 지시했다는 데 대해) "전혀 기억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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