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수사 이모저모

입력 2002-05-08 12:24:00

0 --- 현직 광역자치단체장인 문희갑 시장을 밤샘조사한 7일 밤 대구지검 주변엔 극도의 긴장감이 감싸는 분위기였다. 문시장을 조사한 특수부 5층 복도에는 "제주도 임야의 주인과는 무슨 관계냐"는 등 문시장의 혐의를 추궁하는 검사의 큰 목소리가 들린 반면 문시장의 목소리는 들릴듯 말듯한 수준이었다. 문시장 소환이 워낙 큰 뉴스인 탓에 취재 및 사진기자들은 검찰청사 앞에서 이날 밤을 꼬박 새웠다.

0 --- 이득홍 대구지검 특수부장은 문희갑 시장을 소환한 7일밤 11시쯤 "확인할 게 많아 8일 오전까지 조사를 해야 할 것 같다"며 일찌감치 철야조사 방침을 발표. 이에 앞서 문시장은 예정보다 10분 빠른 오후 4시 50분 자신의 관용차인 청록색 소나타 Ⅱ 승용차를 타고 청사 정문 앞에 도착, 대기하고 있던 사진기자들에게 잠시 포즈를 취한 뒤 검찰청 별관 4층 특수부장실로 직행했다.

문시장의 관용차 운전기사는 밤새 검찰청사앞에 대기한채 문시장을 기다렸으며 문시장과 수사진은 외부에서 주문한 음식으로 끼니를 해결했다.

0 --- 문시장이 검찰에 소환될 당시 기자들이 문시장에게 심경이 어떠냐고 묻는 순간 한 중년 여성이 문시장에게 "아무말씀 마세요"라고 돌출 발언을 하는 해프닝이 발생했다. 이에 문시장은 "허허허"라며 잠시 헛웃음을 짓기도 했다.

문시장은 검찰에 나오면서 두툼한 가방을 든 변호사와 함께 출두해 검찰소환에 대비, 만반의 준비를 했을 것이란 추측이 나오고 있다. 김영진 대구지검 검사장은 문시장이 출두하기 30분전쯤 청사를 떠나 문시장을 소환하는 기관장으로서 불편한 자리를 피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 검찰은 특수부 창문을 두꺼운 종이와 블라인드 등으로 가리고 특수부로 통하는 철제문을 원천 봉쇄하는 등 철벽보안을 유지하고 있다.

0...문희갑 대구시장에게 뇌물을 준 권성기 회장이 검찰에 긴급체포돼 조사를 받은 (주)태왕 직원들은 권 회장이 7일 저녁 귀가조치되자 안도하면서도 향후 사태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 태왕의 한 관계자는 "이번 사건에도 불구하고 태왕이 시행하는 모든 사업은 흔들리지 않고 지속될 것"이라며 "최근 분양을 마친 태왕 아너스에 이어 곧 있을 시지 5차 태왕아파트 모델하우스 건립도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다" 지켜봐 달라는 입장.

0...관급공사와 관련, 문 시장이 권 회장으로부터 뇌물을 받았다는 언론보도가 나가자 태왕이 시공했거나 시행중인 공사를 발주한 대구시종합건설본부측은 "도저히 이해가 안된다"는 반응. 이정재 대구시종합건설본부장은 "공개경쟁입찰로 시공업체를 선정하기 때문에 발주처의 입김이 전혀 작용할 수 없으며, 특히 시장은 건설본부 공사 결재라인도 아니다"면서 가능성에 의문을 표시.

0...권 회장이 문 시장에게 뇌물을 줬다는 보도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곳은 대구시청 건축주택과. 아파트건설업무 처리 주무처로사실여부와 관계없이 시민들로부터 의혹의 눈초리를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 건축주택과 관계자는 태왕이 시행하는 아파트건설사업의 경우도행정절차를 거칠 것은 다 거쳤다며 문제가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한편 권 회장이 검찰에 체포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7일 태왕의 아파트사업과 공공건설사업 관련 부서에 근무하는 대구시청 및 일선 구청 공무원들은 혹시나 불똥이 튀지 않을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모습.

0...문 시장의 검찰소환을 두고 지역 경제계에서는 문 시장이 나름대로 소신을 갖고 추진해온 대기업의 지역유치와 밀라노프로젝트 등 지역경제 활성화 사업이 타격을 받지 않을 까 걱정하는 모습. 지역 경제계 한 인사는 "불도저 같이 밀어붙이는 성격의 문 시장이혹시나 중도하자 하거나 이번 사태로 명예에 흠집을 당할 경우 운신의 폭이 크게 줄어들어 소신행정을 기대할 수 없을 것"이라면서 우려를 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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